스파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은 한때 세계적으로 많은 지점을 낼 만큼 인기가 있었다. 이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지 못한 채 노이즈 마케팅만 일삼다가 파산했다. 초반에는 에너지 절약과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친환경 정책을 펼쳤고, 해외에 공장을 세우는 대신 미국 내에 공장을 세우고 이민자들을 고용했다. 이런 친환경 정책과 다양성은 사라지고, 선정적 광고로 고객들의 입방아에 오르기 시작했다.
실패한 전략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저물어버리는 브랜드는 제법 많다. 잘못된 브랜드 인식에 천착해 있다면 고객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 기업이 아무리 남들보다 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출시해도 고객이 찾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한 끗’ 차이로 브랜드를 성공 또는 실패로 이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신간 ‘디스 이즈 브랜딩’은 시대의 변화에 따른 기업의 판매 전략 진화, 소비자 구매 방법 진화를 살펴보고 소비의 기준이 된 브랜드에 대해 고찰한다. 책의 저자는 브랜드 기획을 10년 이상 진행한 마케터로, 다양한 기업 및 브랜드와 협업하며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브랜딩을 하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책에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새로운 4P 전략’이 담겨 있다. 저자는 소비 패턴이 달라진 고객을 고려하지 않았던 마케팅의 기존 4P 전략, 즉 제품(Product)·가격(Price)·판촉(Promotion)·유통 경로(Place)가 아닌 새로운 4P 전략을 제시한다. 저자가 말하는 4P란 제품(Product), 사람(People), 전문성(Professional), 약속(Promise)이다.
이 책은 각 브랜드를 10개의 유형으로 나누고, 그 유형에서 선두를 이끈 30개의 성공 사례를 보여준다. 고객과 연결되는 10개의 주요 브랜드 프레임으로는 스토리텔러, 철학자, 크리에이터, 히든 챔피언, 리씽커, 혁신가, 엔지니어, 마스터, 집사, 디자이너 등을 제시한다.
책에서는 성공적인 브랜드로 블루보틀 커피, 파타고니아, 볼보, 이솝, 몽블랑, 프라이탁, 샌프란시스코 마켓 등을 꼽는다. 예컨대, 브랜드 프레임을 잘 만들어 낸 대표 사례로 국내 셀렉트숍의 표준이 된 샌프란시스코 마켓이 있다. 책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마켓은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뿐만 아니라 고객이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깨달을 수 있는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 이것이 성공 비결이다. 최신 유행에서 벗어나 가까운 미래에 고객이 요구할 것들을 먼저 제안하는 방식도 주효했다.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고객이 원하는 대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책의 골자다. 저자는 “브랜드는 기업이 실제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객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무언가에 가깝다”면서 “이 무언가는 고객의 경험과 믿음을 통해 구축된다”고 말한다.
김도환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 | 284쪽 | 1만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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