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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HBM3E 품질 테스트 지연…뜨거운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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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HBM3E D램. /사진=삼성전자.

[딜사이트경제TV 황재희 기자]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5세대 제품 양산이 지연되면서 이유를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테스트 중이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3분기 또는 4분기 등 구체적인 양산시기 등에 대해 명료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HBM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오보까지 나와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엔비디아에 5세대 HBM인 HBM3E 퀄 테스트(품질검증)를 통과했고 곧 협상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오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삼성전자가 외신의 테스트 실패 보도에 대해 “HBM 테스트는 순조롭게 진행중”이라고 즉각 대응한 것과는 달리 별도 입장문을 내지도 않았다.  

HBM은 인공지능(AI) 수요 급증에 따라 미래 성장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반도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지난해 40억달러(약 5조5000억원)를 기록했던 HBM 시장이 오는 2025년 160억달러(약 22조원), 2027년 240억달러(약 3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삼성전자가 그간 글로벌 1위를 차지해왔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중 D램에 속하는 제품군인 HBM의 경우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이 더 높은 상황이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HBM의 점유율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 3사가 각각 53%, 38%, 9% 이다.

삼성전자도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고객사에 HBM을 납품해왔으나 지난해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SK하이닉스가 4세대 HBM 을 공급해 시장을 선점하면서 올해 5세대인 HBM3E 역시 시장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게 됐다. 더 큰 문제는 미국 마이크론도 올 하반기부터 5세대 HBM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메모리반도체 2위와 3위인 두 경쟁사가 엔비디아의 HBM 협력사로 빠르게 안착한 가운데 정작 메모리반도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당초 약속했던 2분기 내 HBM3E 양산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명확한 양산 일정을 내놓지 못하자 이를 두고 업계는 물론 삼성전자 주주들도 여러 의견을 쏟아내고 있다. 

먼저 엔비디아 입장에서 이미 SK하이닉스를 통해 안정적인 물량을 조달받고 있기에 당장 추가 공급처를 늘리는 게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간을 끌면서 충분히 자사에게 유리한 협상 결론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에 삼성전자가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관점이다. 설사 테스트 통과에 성공한다 해도 우선 공급업체인 SK하이닉스보다 더 많은 물량을 내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반대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품질테스트를 무사히 통과했는데 굳이 엔비디아가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늦춘다는 건 현 HBM 시장 성장 속도를 봐서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단독으로 물량을 공급 받고 있는 SK하이닉스가 ‘슈퍼을’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삼성전자 등 다른 공급사와 입지를 다져놓는 게 유리하다는 해석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시장 전망. / 사진=트렌드포스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시장 전망. / 사진=트렌드포스

앞서 젠슨 황 대표는 지난달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2024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HBM의 양은 매우 많기 때문에 공급 속도가 무척 중요하다”면서 “이 업체들과 최대한 빨리 품질 검증을 진행하고 우리 제조공정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보유하는 있는 GPU(그래픽처리장치)나 다른 회로 설계와의 정합성 문제가 최적화돼야 (삼성전자) HBM의 소비 전력이나 발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품질테스트가 늦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삼성도 엔비디아도 서로가 거래를 원하기 때문에 테스트는 조만간 통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HBM 품질 테스트를 언제 통과할지 그 시기에 대한 예측 보다는 통과 후 반전될 시장 상황을 주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HBM 시장은 2023년부터 2027년까지 5년 동안 6배 가량 성장이 전망되고 있다. 급증하는 주문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해하기 위해선 생산 캐파 경쟁력이 높은 삼성전자가 유리할 거라는 전망이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HBM 테스트 지연은 크리티컬한 문제에 있다기보다는 파이널 평가 단계일 가능성이 클 것”이라며 “삼성 입장에서는 테스트 통과가 늦어진 만큼 명예 회복을 위해 전사적으로 집중할 거고 그 일환으로 물량 공세를 강력히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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