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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미래차’ 앞세운 현대모비스, 정작 수익은 ‘A/S부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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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가 A/S 부품사업에서 대부분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현대모비스가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의 도약을 밝혔지만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활용,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모비스의 사업은 크게 두 부문으로 나뉜다. 자동차 모듈 및 부품제조사업은 자동차 3대 핵심모듈인 샤시모듈, 칵핏모듈 및 프론트 엔드 모듈(FEM)을 생산해 현대자동차·기아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공급한다.

자동차 개발 초기 단계부터 공동 참여를 통해 핵심 모듈과 부품별 특성을 고려한 설계, 시험, 해석, 평가 등 연구개발(R&D)을 하고 있다. 여기에 긴급제동시스템, 주차보조시스템 등 전동화 부품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연구개발에 약 1.6조원을 투입하며 전동화 중심 미래 모빌리티 기술 선도 기업으로의 체질 전환을 시도한다고 강조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동안 전동화와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핵심 기술 분야에서 국내외 약 3000건의 신규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주력 사업임을 강조하는 만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부문의 올 1분기 기준 매출 비중은 78.9%며 지난해는 81.6%에 달했다. A/S용 부품 사업부문은 올해 1분기 21.2%, 지난해 기준 매출비중은 18.4%였다.

하지만 매출비중과 달리 실제 수익은 A/S용 부품 사업부문이 절대적이었다. A/S용 부품매출은 자동차 A/S 수요 운행대수, 평균 차량연령, 부품 내구성, 교통사고 건수 등의 요인에 의해 발생된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 차종이 많이 팔릴수록 매출이 함께 증가하게 된다.

현대모비스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 5426억6000만원인데 A/S용 부품에서 8039억870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모듈 및 부품제조에서 1734억원 손해를 봤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2953억원이었고 A/S 부품에서 2조4564억원을 번 반면 모듈 및 부품제조 사업에서 손실을 기록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4분기에 전자제어유압장치(HECU), 전기차 통합충전제어장치(ICCU), 트레일러 견인 장치(Tow Hitch Harness) 문제 해결을 대비한 ‘품질비용’을 반영했다. 규모는 1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ECU는 현재도 리콜이 이어지고 있고, ICCU는 전기차 판매 불안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A/S 부품으로 어떻게 이익 남겼을까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의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부품업계에서도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사진=이미지투데이

A/S용 부품 가격은 자동차 시장 점유율과도 연관이 높다. 부품사의 경쟁력은 완성차 판매지역 확대에 따른 부품 공급망 보유 여부와 안정적인 품질유지 및 적정한 가격 책정 등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시장 지위에 따라 가격을 조절할 수 있는 셈.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 의존도가 높은데 현대차와 기아는 국내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사실상 현대모비스가 부품시장에서도 큰 영향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회사는 국내 3개 권역, 22개 사업소, 4개의물류센터, 40개의 정비파트, 1097개의 대리점 등을 갖췄다.

현대모비스의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 의존도는 77.9%에 이른다. 토요타의 핵심 부품 계열사 덴소는 토요타 의존도가 49%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A/S 부품사업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던 건 높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순정부품’을 강조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호환 부품이 기능상 문제가 없음에도 ‘순정부품’이라는 용어를 앞세우면서 문제가 있는 것처럼 오해의 여지를 남겼다는 것.

정비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복제품이 아닌 이상 인증 받은 호환 부품은 기능상 차이가 거의 없다”며 “그럼에도 순정이라는 용어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선 호환품 사용을 꺼려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어컨 필터 등 기능성 제품은 오히려 호환품이 성능이 좋은 경우가 많아 소비자 인식이 바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유럽과 미국에서는 30~40% 재활용 부품 또는 인증 부품을 쓰는데 한국은 순정품만 강조하다 보니까 소비자가 그것만 찾는다”며 “정부도 부품값을 공개해서 인증에 대한 부분을 국민에게 알리는 등의 캠페인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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