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이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가 어려워지자 오히려 대형 건설사로의 집중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적 호조로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 6개 건설사가 도시정비사업을 통해 수주한 금액은 9조82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이 8조1624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20.3% 증가한 셈이다. 다만 2022년 상반기(20조524억원)과 비교하면 절반 가까이 줄었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두각을 나타낸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다. 재개발 2건, 재건축 1건, 리모델링 2건 등 총 6건, 3조5525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수주액(4조5988억원)의 77% 수준으로 많다. 핵심 도시정비사업지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앞세워 공격적인 수주를 이어나간 결과다.
2위는 현대건설로 올해 상반기 총 3조3059억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4조6122억원)의 71%에 달하는 수준이다. 성남 중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6782억원)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7740억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5139억원), 대전 도마‧변동16구역 재개발(7057억원) 등,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6341억원) 등을 수주했다.
그밖에 롯데건설은 신반포 12차 재건축과 강동구 천호우성 재건축 등을 수주해 9378억원의 수주 실적을 냈다. SK에코플랜트는 강북 미아11구역 재개발(2151억원), 인천 부개5구역 재개발(2203억원), 신반포27차 재건축(1039억원), 대전 가양동1구역 재개발(2572억원) 등 총 5건, 8998억원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잠원강변 리모델링(2320억원)과 부산 광안3구역 재개발(5112억원) 등 2건을, GS건설은 지난 4월 민락2구역 재개발(3868억원) 한 곳을 수주했다.
반면 10대 건설사 중 대우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DL이앤씨, 호반건설은 현재까지 정비사업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했다. 다만, 대우건설은 2469억원 규모 서울 서초구 신반포16차 재건축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이달 중 시공권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DL이앤씨도 서울 송파구 잠실우성4차 아파트 재건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건설업계 불황에도 대형 건설사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는 데 대해서는 양극화로 인한 집중 현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으로 건설사 자금조달이 까다로워졌으나 타격은 중소형 건설사에 집중됐다”면서 “유동성과 실적에서 여유 있는 대형사로는 자금 지원이 원활하고, 이는 상대적으로 대형사 시장 대응력 개선 및 점유율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또 이러한 상황이 건설사들의 실적으로 연결되기 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택 시장의 회복이 지속된다 하더라도 이것이 건설사들의 실적으로 확인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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