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회의 민주노총 측 폭력적 ‘표결 방해’ 항의 표시…회의 불참 길어지진 않을 듯
경영계가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참여를 거부했다.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는 다음 주로 미뤄졌다.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임위 8차 전원회의는 사용자위원 9명이 전원 불참한 가운데 진행됐다.
사용자위원의 불참은 2일 7차 회의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구분 적용이 부결된 데 따른 항의 표시다. 7차 회의에서 업종별 구분이 표결 건으로 상정되자 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추천 근로자위원들은 의사봉을 빼앗고 공익위원들의 투표용지를 찢으며 표결을 방해했다. 가까스로 진행된 표결에서 공익위원들이 근로자위원들의 손을 들어주며 업종별 구분이 부결됐다. 당시 사용자위원들은 이인재 위원장이 사태를 방관했고, 위원장의 방관 아래 진행된 표결 방해행위가 다른 공익위원들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주장하며 불참을 예고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7차 회의에서 발생한 사태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그 책임을 정부에 돌렸다. 이 부위원장은 “40년 동안 사문화했던 이(업종별 구분) 규정을 해마다 사용자위원들은 지불 능력이 없다며 끄집어내 논의에 부치고, 결국 임금 동결로 끌고 가기를 반복하고 있다”며 “이러한 갈등을 촉발하고, 결국 을과 을의 싸움판으로 번져도 정돈할 의지가 없는 정부와 노동부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같은 근로자위원 내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류기섭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업종별 차별 적용 표결 과정에서 일어난 일부 노동자위원들의 표결 저지 행동의 절박함은 이해할 수 있으나, 과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권순원 공익위원 간사는 “지난 전원회의에서 일부 근로자위원의 폭력은 있을 수 없는 사태”라며 “유사 사건이 발생할 경우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표결 방해에 공익위원들이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사용자위원들의 주장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사용자위원들의 불참으로 이날 회의에서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 수준에 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최저임금법’ 제17조에 따라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중 한쪽이 3분의 2 이상 불참하면 최임위는 안건을 의결할 수 없다. 다만,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2회 이상 출석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단서가 있어 사용자위원들의 보이콧이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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