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재계 전반에 걸쳐 비상경영의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버팀목으로 여겨졌던 석유화학 산업이 긴 터널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 3월, 합성수지 원료 생산을 담당하는 여수 소재 일부 공장의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롯데케미칼 역시 최근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면서 내외부 출장 인원을 전년 대비 20%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조치는 손실 확대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에틸렌 판매에서 원료비용을 제외한 순이익인 ‘에틸렌 스프레드’가 300달러 이하일 경우 적자 구조에 빠지는 현실 때문이다.
실질적으로 2년 전부터 이 수치가 200달러 아래로 떨어져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글로벌 수요의 지속적인 침체와 중국 시장의 변화가 현재 석유화학 업계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한때 주요 수출 대상국이었던 중국은 최근 자체 생산 시설 확충에 박차를 가해왔으며, 이로 인해 에틸렌 가격 하락과 함께 공급과잉 문제까지 발생하여 한국 석유화학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올해 1분기에도 영업 손실은 지속되고 있으며, 공장 가동률도 여전히 낮은 수준인 80%대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업계 내에서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한 해결책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겸 한국석유화학협회장은 “신약 개발, 주로 미국 시장 진출, 친환경 소재 및 배터리 소재 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석유화학 업계의 비상경영 체제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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