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층에서 같은 탕비실 쓰고 했을 텐데···. 젊은 사진을 보니 마음이 먹먹하다.”
서울 시청역 교차로 차량 돌진 사고로 직원 두 명을 잃은 지 사흘째인 4일 시청 직원들은 여전히 슬픔과 충격에 빠져 있었다. 출근이 한창인 오전 9시께 검은색 복장이 유독 많아 시청 직원들의 비통함을 보여주는 듯했다.
서울시청 본관 7층 한쪽에 마련된 추모공간에는 지난 2일부터 총무과 김모씨와 세무과 윤모씨를 추모하기 위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날 아침 추모공간에 국화꽃을 놓고 있던 A씨는 김 팀장과 같은 7층에서 근무하던 주무관이었다.
A씨는 “사고 희생자 중 총무과 직원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을 확인했는데 젊은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며 “총무과는 바로 옆이라서 탕비실도 같이 썼을 것”이라고 했다.
추모공간에서 애도의 마음을 전한 A씨는 퇴근 후 부서원들과 함께 김씨 빈소에 들러 조문했다. 그는 “개인적인 친분은 없어 망설였는데 형제 분이 반갑게 맞아 주셔서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빈소에 앉아 있는 두 딸을 직접 뵈니 더 마음이 안 좋았다”고 했다.
개인적인 친분과 상관없이 애도의 마음을 전하려는 모습이었다. 본청과 약 700m 떨어진 서소문 청사에서 일하는 B씨는 점심시간에 짬을 내 추모공간을 찾았다. 그는 “울음이 앞설 것 같아 사고 현장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이 공간이 있단 걸 뒤늦게 듣고 점심시간을 이용해 왔다”며 “후배 직원이 윤씨와 동기라서 더 안타깝다”고 울먹였다.
김씨는 사고 당일 소속팀이 ‘우수팀’으로 뽑힌 데다 ‘동행 매력 협업상’을 받았고, 윤씨는 연말 6급 승진이 유력했으나 야근 후 저녁 식사를 하고 돌아오던 길에 사고를 당했다.
이곳 추모공간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부와 서울시공무원노동조합의 요청으로 지난 2일 시가 7층에 공간을 마련했다. 이날 오후 8시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박성철 서공노 위원장은 “노조를 떠나서 같은 동료로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자 직원들이 추모해주는 게 어떻겠냐는 생각에 제안했다”며 “빈소에서 윤씨 아버지는 말도 못하고 눈물만 흘리셨다. 지금도 가슴이 너무 아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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