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임직원들에 400억 규모 자사주 지급
‘카뱅’처럼 될 수 없어…자사주 분배 이튿날 물량 대거 출회
각종 악재도 매도세에 한몫
네이버의 잇따른 악재에 임직원들이 자사주를 앞다퉈 내다 팔고 있다. 네이버웹툰의 기업공개(IPO)에 따른 지분 희석, 라인-야후사태 장기화 우려 등이 주가를 내리고, 떨어지는 주가에 임직원의 자사주 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또다시 주가를 낮추는 악순환으로 반복되고 있다. 네이버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29% 하락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일 네이버 주가는 전일 대비 0.06% 하락해 15만980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네이버가 15만 원대 주가를 기록한 건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앞서 네이버는 자사주 중 약 7%에 해당하는 24만6620주를 처분한다고 1일 공시했다. 공시 당일 종가 16만2900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 400억 원 규모다. 처분 목적은 ‘직원 대상 자기주식 지급’이었다. 교부 대상 인원수는 8369명이므로, 직원 한 명당 30주를 가져갔다는 계산이 나온다. 네이버는 위탁투자중개업자로 삼성증권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공시 이전 5거래일간 삼성증권을 통한 매도량 평균은 4만6529주였지만, 공시가 나오고 난 뒤인 2일과 3일 매도량은 각각 10만4970주, 6만5830주로 급증했다. 네이버가 의무 보유 기간이 없는 ‘스톡 그랜트(Stock Grant)’로 자사주를 지급한 점을 고려하면 삼성증권 매물 중 상당수는 네이버 임직원 매도 물량일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임직원의 자사주 매도는 계속되고 있다. 지난 두 달간 네이버 책임리더 및 리더급 임원들은 총 4359주의 자사주를 매도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약 7억7000만 원이다. 한 임직원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하고 일주일 후 전량 매도해 차익을 남겼다. 이 기간에 유일하게 한 임직원이 50주를 사들였다.
회사를 둘러싼 각종 리스크에 직원들은 자사주를 보유하기 보다는 차익실현을 택했다. ‘라인-야후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6차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의 지분이 50대 50인 상태에서 매각이 없을 것이라고 확답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단기적으로는 지분 매각 계획이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확답을 드리기 어렵다”라고 답변했다.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도 독이 됐다. 모회사 네이버의 지분 희석, 더블카운팅에 따른 지분가치 할인 우려가 불거졌다. 이지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목표 주가를 기존 대비 7.1% 하향하며 “기존 네이버 기업가치 산정 시 반영하던 웹툰 사업가치 대비 높지 않은 공모가, 네이버의 지분율 감소, 자회사 상장에 따른 할인 적용 등에 따른 웹툰 지분가치 감소 영향이 작용했다”라고 분석했다.
자사주를 들고 있다가 낭패를 본 사례는 매도 심리를 더 자극한다. 2022년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임직원은 상장 전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자사주를 샀다가 큰 손해를 봤다. 보호예수기간이 지나기 전 주가가 폭락한 게 문제였다.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에서 유사한 사례가 관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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