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옛말이 되어 버린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이웃을 향한 시선과 태도, 그리고 홀로 사는 이의 삶과 죽음에 관해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 출간됐다.
매일 꽃을 수레에 한가득 싣고 동네를 한 바퀴 도는 할머니는 ‘꽃수레 할머니’라고 불린다. 그런데 별명만큼 할머니를 둘러싼 동네 소문은 예쁘지 않다. 할머니가 혼자 살고 있고, 행색이 초라해서일까?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할머니와 눈도 마주치지 말라고, 눈을 마주치면 식물로 변해 버린다는 무시무시한 협박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할머니의 옆집 소녀만은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라면서 소문을 귀담아듣지 않는다.
어느 날 매일 보이던 할머니가 보이지 않고, 경찰들이 할머니 집을 수색하지만 찾지 못하자 이웃들은 제정신이 아닌 할머니가 길을 잃었을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한다. 결국 소녀는 직접 할머니를 찾아 나선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 닿으면, 과연 홀로 살다 홀로 생을 마감한 꽃수레 할머니의 죽음을 ‘고독사‘라고 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꽃수레 할머니는 꽃을 키우고 정원을 가꾸면서 자신의 죽음을 즐겁게 준비한 것으로도 보이기 때문이다.
◇ 우리 옆집에 꽃수레 할머니가 살아요/ 리나 레텔리에르 글/ 엄혜숙 옮김/ 다봄/ 1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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