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펀드·ETF, 환노출형이 환헤지형 앞서
원화 약세 부추기는 엔저…한·미 금리차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대선 토론에서 ‘판정승’이라고 평가받자 달러화가 한층 강세를 띠고 있다. 이에 북미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중에서도 환노출형 상품 수익률이 환헤지형 상품의 성과를 크게 웃돌고 있다.
4일 에프앤가이드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환헤지형 펀드인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H’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0.18%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일한 종목으로 구성된 환노출형 상품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증권자투자신탁UH’ 수익률은 8.98%에 달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또 다른 환헤지형 상품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H)’은 16.01% 올랐다. 환노출형 ‘미래에셋미국배당프리미엄증권자투자신탁(UH)’은 25.55%를 기록했다. 환율 전략을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똑같은 기초자산을 투자하는 상품 사이에 9%가량의 격차를 보였다.
ETF도 상황은 비슷하다. 연초부터 전날까지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중 환헤지를 적용한 ‘KODEX 미국S&P500TR(H)’ 성과는 12.71%였다. 환노출을 취한 ‘KODEX 미국S&P500TR’은 23.65% 올랐다. 나스닥 지수를 따르는 상품 역시 ‘TIGER 미국나스닥100TR(H)’의 경우 15.66% 상승했지만 ‘TIGER 미국나스닥100’은 25.36% 뛰었다.
증권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커진 만큼 강달러 기조가 이어질 여지가 존재한다고 봤다. 엔화 가치 하락이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점도 불안 요소로 작용 중이다.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90.1원을 찍으며 1400원 선을 위협했다가 1386.9원에 마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와 엔화간 동조화 현상이 강해진 상황에서 엔화 가치 급락 현상은 원화 가치 하락 압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1400원 선에서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엔화 추가 약세 시 원·달러 환율 1400원 안착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미국 기준금리(5.25~5.50%)가 한국(3.50%)보다 높은 국면이 계속되며 환헤지 비용이 늘어난 점도 환노출형과 환헤지형 상품간 수익률 가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1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금리 인하에는 “더 큰 확신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트럼프 당시 후보자가 당선된 이후 원화가 약세를 보였던 점과 7월부터 외환시장 거래 시간 연장 등 외환시장을 개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은 미 대선에 따른 환율 시장의 변동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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