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세값 상승이 계속되자 월세 수요가 늘면서 덩달아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월세통합지수는 전월 대비 0.27% 상승해 지난해 102.2를 기록했다. 6월부터 12개월 연속으로 오르는 중이다. 서울 모든 자치구에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월세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는 이유는 최근 전세값이 오르면서 월세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격은 5억4087만원으로, 5억1071만원 수준이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년 만에 3000만원 이상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6월부터 올 5월까지 1년 연속 상승 중이다. 같은 기간 월세가격지수는 1.8% 오른 반면 전세가격지수는 5.3%로 가파르게 올랐다.
월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자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월세 가격은 지난해 6월 124만4000원에서 올해 5월 129만8000원으로 뛰었다.
서울 일부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월 1000만원 이상 월세 계약도 급증했다.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59㎡는 지난 3월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500만 원에 거래됐고,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전용 233㎡는 지난 1월 보증금 3억 원에 월세 2500만 원으로 계약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1·2단지 1608가구)에서는 올 들어 5월까지 전용면적 84㎡ 임대차 계약 중 26건이 모두 월세를 끼고 이뤄지기도 했다.
월세의 인기가 늘어나자 매물도 급격하게 줄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2만건에 달하던 서울 월세 매물이 지난 2일 기준으로는 1만5810건까지 줄었다. 6개월만에 25% 이상 줄어든 셈이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공급물량 감소가 명백해진 상황에서 임대차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1분기 전국 아파트 착공 규모는 3만7793가구로 작년 동기(4만6128가구) 대비 18% 감소했다.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역대 1분기 중 두 번째로 작은 규모다. 전세 가격 따라 월세 가격도 올라가면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커졌고, 공급확대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전세 가격 상승에 대한 피로도가 커지면서 반전세나 준월세로 변경하거나, 매매 대기 수요가 월세로 전환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며 “공급이 필요하지만 공공에서도 건설에 대한 부담이 크고, 다주택자들의 취득세 등 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는 점 등이 임대차 시장을 현재 불안하게하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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