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01년 손민한(롯데 자이언츠)은 했다. 이후에는 2010년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근처까지 갔으나 실패했다. 꼴찌팀 다승왕,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2024시즌, 꼴찌팀에서 다승왕 후보가 나왔다. 심지어 1명도 아니고 2명이다. 키움 히어로즈 원투펀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다. 헤이수스는 3일 고척 LG 트윈스전서 6이닝 4피안타 8탈삼진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10승(4패)에 선착했다.
2024시즌 KBO리그는 전반기 종료를 하루 앞두고 첫 10승 투수가 나왔다. 그 정도로 타고투저 시즌이다. 그래서 헤이수스가 대단하고, 팀이 리그에서 승률이 가장 낮다는 점에서 두 번 놀랍다. 헤이수스는 올 시즌 17경기서 10승4패 평균자책점 3.14, 97⅓이닝 동안 102탈삼진에 27개의 볼넷, 피안타율 0.234에 WHIP 1.16이다. 퀄리티스타트는 무려 12회.
헤이수스는 다승 1위, 평균자책점-탈삼진-WHIP 3위, 피안타율 4위, 최다이닝 8위다. 앤디 밴헤켄, 에릭 요키시에 이은 영웅들표 외국인 좌완에이스 계보를 이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가 집계하는 사이영포인트 2위(34.9점). 1위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38.1점)을 가장 가까이에서 추격한다.
정통파가 아닌, 디셉션 좋은 좌완이다. 스탯티즈 기준 포심과 투심을 147~148km 수준으로 뿌린다. 그리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 커브를 고루 구사한다. 체인지업 구사율이 높고, 나머지 변화구는 거의 비슷한 비율로 던진다. 제구력과 커맨드가 아주 좋은 건 아닌데, 쉽게 흔들리지도 않는다. 폼이 거친 느낌이 있어서 타자에게 와일드하게 느껴진다는 반응도 있다.
현재 다승 레이스 상위권을 보면, 후라도와 애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디트릭 엔스(LG 트윈스)가 8승으로 공동 2위그룹을 형성했다. 뒤이어 엄상백, 웨스 벤자민(이상 KT 위즈), 다니엘 카스타노, 카일 하트(이상 NC 다이노스), 브랜든 와델(두산 베어스), 네일, 윤영철(이상 KIA 타이거즈)이 거대한 공동 5위 그룹이다.
후라도도 눈에 띈다. 시즌 초반 부진했으나 5월부터 매우 안정적인 행보다. 5월 2경기 평균자책점 2.87, 6월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2.08이다. 후라도 역시 149~150km 패스트볼을 뿌린다. 그러면서 투심도 곁들인다.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도 쓴다. 시즌 17경기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33, 퀄리티스타트 13회에 피안타율 0.232, WHIP 1.22.
키움이 최근 6연승으로 상승세지만, 하위타선과 3~5선발, 불펜에 두루 약점이 있다. 때문에 헤이수스와 후라도가 꼴찌팀 다승왕에 오를 가능성도 있지만, 안 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키움이 후반기에 좋은 흐름을 타서 최하위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당장 9위 한화 이글스가 4일 전반기 최종전서 KT에 지고 키움이 LG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스윕하면 순위를 맞바꾼다.
역대 꼴찌팀 다승왕은 2001년 손민한의 15승이 유일했다. 2010년 류현진이 마지막 평균자책점 1점대(1.82) 시즌을 보내면서 187탈삼진으로 1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16승을 했다. 2010년 최하위 한화에서 이 정도 성적을 냈는데 다승왕은 17승의 김광현(SK 와이번스)에게 내줬다. 팀 전력은 약했지만 류현진은 역시 슈퍼에이스다.
올해 후라도와 헤이수스는 어떨까. 능력만 보면 충분히 다승왕에 도전 가능하다. 그런데 그 능력의 도움을 받은 키움이 후반기에 탈꼴찌를 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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