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5년물 은행채 금리는 연 3.538%를 기록해 1년물(연 3.546%)보다 0.8bp(1bp=0.01%포인트) 낮았다. 이와 같은 금리 역전 현상은 지난 1일 5년물 은행채 금리가 연 3.490%를 기록하면서 1년물(3.476%)보다 1.4bp 높아질 때까지 2주가량 이어졌다. 2일에도 5년물·1년물 은행채 금리 격차가 1.6bp에 불과해 언제든 재역전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통상 만기가 길수록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채권 금리가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3.5%에서 유지되기 시작한 작년 1월 이후 5년물과 1년물 은행채의 금리 역전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작년 말 5년물 은행채 금리가 하루 만에 6bp 하락하면서 일시적으로 1년물과의 금리 역전이 이뤄졌지만, 2영업일 만에 11.5bp 반등하면서 원상 복구됐다.
금융권에서는 5년물·1년물 금리 역전을 두고 “중장기적으로 기준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장 참여자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해석한다. 채권 발행기관이 5년 뒤에 상환하겠다면서 낮은 금리를 제시하고, 매수자도 그 조건을 받아들여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미래 전망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5년물 금리가 역전되는 것은 강력한 기준금리 인하 신호”라며 “기존에는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춰도 한국은 유지할 것이란 예상이었다면, 어느 순간 시장의 기대가 한국은행도 곧 금리를 내릴 것이란 쪽으로 기울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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