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처참한 대선 토론이 민주당에 분열을 초래하고 있다. 민주당 원로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정신건강 상태를 밝히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압도적으로 밀렸던 것을 지목하며 “이번이 예외적인 것이지, 아니면 그의 실제 모습인지를 밝히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수준이 ‘끔찍했다’고 평하며, 백악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공개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피터 웰치 상원의원(민주당)은 한 인터뷰에서 바이든 선거 캠프의 태도를 지적했다.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한 합리적인 의심이 일고 있는데, 바이든 선거캠프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로이드 도겟 하원의원(민주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기대를 저버린 만큼, 대선 출마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민주당 소속 의원 대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척 슈머 상원의원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하며, “나는 바이든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상태에 대한 의구심은 일면 타당하다면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에도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후보 교체론을 지지하는 민주당 의원들이 늘고 있는 점은 바이든 대통령에 부담이다. 제임스 E 클라이번 하원의원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고수하면서도, “그가 물러나면 그녀를 지지할 것”이라며 유력한 잠룡으로 꼽히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체자로 꼽았다.
진보성향 매체들마저 바이든 치매설을 보도하고 있다. 대선 토론 전에는 폭스뉴스 등 보수성향 매체들이나 제기했던 이슈다. 친민주당 성향 매체인 NYT는 현직 및 전직 백악관 보좌관, 정치 고문, 행정부 관리, 외교관 등 최근 바이든 대통령과 대면한 측근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의 말실수가 빈번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측근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빡빡한 일정을 마쳤을 때 말실수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입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토론을 앞둔 23일 동안 대서양을 두 번이나 건너고, 이탈리아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동하는 등 젊은 보좌관들조차 벅찬 일정을 소화해야 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토론에서 예외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게 백악관 보좌관들의 주장이다.
그러나 NYT는 실수가 빈번해지고 있는 점은 명백하다고 짚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프랑스 방문에서 말실수하거나, 그 달 10일에는 갑자기 얼어붙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후 18일에는 국토안보부 장관의 이름을 떠올리지 못한 일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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