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고척 유진형 기자] 리그 최고의 ‘대도’ 박해민이 홈 앞에서 멈춰서는 어처구니없는 주루로 LG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었다. 분위기가 꺾인 LG는 결국 8회말 키움에 역전을 허용하며 2-4로 패했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 패배였지만 LG는 이번 경기를 통해 한 가지 좋은 결과를 확인했다. LG가 패배에도 위안 삼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2-1로 근소하게 앞서고 있던 8회초 LG는 한 점을 얻기 위해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다. 1사 3루 찬스에서 초구부터 신민재의 스퀴즈 번트가 나왔다. 타구는 투수 앞으로 굴러갔지만 3루 주자 박해민은 거침없이 홈으로 뛰었다. 키움 주승우는 당황하며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손쉽게 득점에 성공하는 듯했다. 하지만 박해민이 홈 앞에서 멈춰 선 뒤 뒤늦게 홈으로 파고들어 홈에서 태그 아웃이 됐다.
박해민이 이런 플레이를 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었다. 박해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에 올랐고, 지난 10시즌 중 9번이나 도루 5위 안에 이름을 올린 리그를 대표하는 ‘대도’다. 결국 박해민의 본헤드 플레이는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다.
비록 어처구니없이 경기를 내줬지만 LG는 이날 경기를 통해 좋은 결과를 확인했다. 바로 문성주의 성공적인 복귀다.
문성주는 지난달 21일 주루를 하다 좌측 햄스트링 미세 손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문성주는 올 시즌 타율 0.331, 출루율 0.431, 득점권 타율 0.418을 기록하며 LG 타선을 이끌고 있었다. 타율 11위, 출루율 3위로 홍창기와 함께 리그 최강 리드오프진을 구축하고 있었다.
실제로 LG는 문성주가 부상으로 빠진 10경기에서 4승 6패로 부진했다. 전반기 막판 선두 싸움을 하며 힘을 내야 하는 상황에서 문성주의 부재는 아쉬웠다.
그런 문성주가 열흘 만에 돌아왔다. 문성주는 7회초 1사 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후라도의 13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아직 주루나 수비가 힘든 상황이기에 곧장 대주자와 교체됐다. 더그아웃에 들어온 문성주는 환하게 웃었고 코칭 스태프와 동료들도 기뻐했다.
최근 LG는 부상자가 많아 마땅한 대타 카드도 없이 주전들로만 경기를 치르고 있었다. 체력 안배 차원에서 걱정이 많았던 LG는 문성주의 복귀가 반갑다. 아직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수비는 힘들지만, 지명타자나 대타 활용이 가능하다. 염경엽 감독도 “3일까지는 대타로 나갈 것 같고, 4일에는 지명 타자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문성주는 전반기 막판 선두 탈환을 노리는 LG에 천군만마와 같은 자원이다.
[아쉬운 본헤드 플레이를 한 박해민, 부상 복귀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한 문성주 / 고척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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