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나단 글레이저 감독이 연출한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16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중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서 강렬한 ‘영화적 체험’으로 입소문이 났고, SNS 등을 통해 영화에 대한 ‘해석’ ‘분석’ 등을 공유하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었다. 이를 통해 영화를 소비하는 취향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가 ‘가여운 것들’을 제치고 올해 개봉한 외국영화 독립·예술영화 부문 1위에 올라섰다.
3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일까지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누적 관객 수는 16만6265명으로, 15만6000여명을 모았던 ‘가여운 것들'(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기록을 제쳤다.
일일 박스오피스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쟁쟁한 신작들의 개봉에도 오히려 순위가 역주행하며 평일에도 2000명대의 관객을 불러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하는 작품이다.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 담장 밖, 꽃으로 만발한 루돌프 회스 장교 부부(크리스티안 프리델·산드라 휠러)의 그림 같은 일상과 안락한 삶을 통해 역설적으로 악의 잔혹성을 대담하게 고발한다.
이 작품은 그간 홀로코스트를 소재로 한 영화들과 달리, 아우슈비츠 담장을 경계로 안과 밖의 대비를 극대화를 통해 수용소에 갇힌 유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끔찍한 비극을 드러내며 홀로코스트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특히 미묘한 청각적, 시각적 신호를 통해 “보여주지 않으면서 보여주는 영화”라는 호평이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76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포함해 4관왕을 차지했고,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국제장편영화상과 음향상을 받으며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간 다양성 영화를 수입해온 배우 소지섭이 투자자로 이름을 올린 작품이라는 것 또한 관객들의 관심을 이끈 요소이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의 흥행은 영화를 관람하는 소비층의 양극화를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다.
이현경 영화평론가는 “영화를 향유하는 관객층의 양극화가 두드러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팬데믹 이후 전반적으로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덜 보는 경향이 강해졌지만, 반면에 적극적으로 본인의 취향 등을 드러내고, 보여줄 수 있는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의 마니아나 팬층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