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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일본 아리나민제약을 2조9000억 원에 인수한다. MBK파트너스는 한국과 일본에서 차기 먹거리로 꼽히는 실버케어·바이오의약품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집중 확대하고 나섰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미국 블랙스톤으로부터 아리나민제약 지분 100%를 2조9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MBK파트너스는 아리나민제약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해 아시아에서 의약품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이날 계약을 위해 일본 출장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는 5호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투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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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나민제약의 전신은 다케다제약에서 카브아웃(사업부 분할)한 다케다컨슈머헬스케어다. 지난 2021년 블랙스톤이 세운 ‘오스카 A-Co KK’가 2400억 엔(약 2조 원)에 사들인 뒤 사명을 변경했다.
아리나민제약은 비타민·영양제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대표 제품은 ‘아리나민’ 비타민으로, 한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명은 ‘액티넘’이다. 대만에는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주력 제품인 비타민제 아리나민의 해외 판매를 확대해 왔다. 비타민 외 제품을 다양화하고 젤리 음료, 링크제 등의 제품도 출시했다.
브랜드 전략 개선을 통해 아리나민 제약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1년 블랙스톤이 인수하기 직전보다 60% 오른 230억 엔(약 2000억 원)으로 높아졌다. 지난 2022년 스킨케어 제품을 취급하는 업체를 인수해 통신 판매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지난 1일에는 아리나민 제품을 제조 위탁하고 있던 일본제약을 다케다약품으로부터 매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재 기업 투자로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알리나민 제약의 기업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헬스케어 분야에 주목한 MBK파트너스는 앞서 일본에서 고령층 간호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요카제(Soyokaze) 인수에 2억3600만달러를 투자했고, 3억3600만 달러를 들여 생활 지원 서비스 제공업체인 히토와(Hitowa)를 샀다. 지난 2021년에는 일본 노인 돌봄 서비스 업체 츠쿠이 홀딩스를 기업공개 방식으로 인수했다. 매출 강화와 비용 절감 등 운영 먼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기업에 대한 볼트온(동종업 인수합병) 전략을 본격화했다.
한국에서도 구강스캐너 기업 메디트와 임플란트 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를 지난해 인수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헬스케어와 테크가 접점을 이뤄 소비자들에게 직접 닿아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또 올해 들어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 1위인 지오영을 블랙스톤으로부터 1조8000억 원에 사들였다.
닛케이는 “일본 내 점유율 확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이번 매수의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본의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8400억 엔(약 7조2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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