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 혜택 예전만 못한데
지갑 얇아진 서민들만 ‘씁쓸’
‘최고 19.9%’ 수익은 ‘쏠쏠’
신용카드 할부 결제가 올해 들어 석 달 동안에만 35조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조원 넘게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들이 무이자 혜택을 줄였음에도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의 이용이 잦아진 모습이다. 그 덕에 카드사들이 거둬들인 할부 수수료는 1년 새 1000억원 가까이 확대됐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 등 국내 카드사 8곳의 1분기 할부 신용판매 이용 실적은 35조1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7%(1조2682억원) 증가했다.
카드사별 증가 폭을 보면 우선 BC카드의 할부 이용 실적은 1943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대비 108.3% 폭증했다. 현대카드는 같은 기간 18.8% 늘어난 6조1470억원으로 집계됐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4조130억원, 2조7472억원으로 집계되며 각각 10.6%씩 늘어났다. 하나카드는 국민카드는 5조5013억원 기록하며 같은 기간 6.9%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같은 기간 0.6% 미미하게 늘어난 6조517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삼성카드와 하나카드의 할부 이용 실적은 줄어들었다.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 8.3% 줄어든 7조9340억원을, 하나카드는 5.8% 감소한 2조601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는 낮은 가맹점 수수료와 높은 조달금리로 수익성 악화를 기록하자 소비자에게 제공했던 무이자할부 혜택을 줄여왔다. 현재 카드사들이 제공하는 할부 수수료율은 최고 19.9%로 법정 최고 금리인 20%를 육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할부 서비스 이용 금액이 늘어났단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여파로 카드사들이 거둬들인 할부 수수료 금액은 같은 기간 12.2%(927억원) 급증해 8509억원을 기록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고, 그 여파 일시불로 거래가 어려워져 할부 거래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국민 경제 입장에선 구매력이 줄어들어 장기적으론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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