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3수생’ MG손해보험이 오는 19일로 예정된 본입찰에서 새 주인을 찾는다. 앞서 본입찰을 진행한 롯데손해보험이 비싼 가격을 이유로 금융지주사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손해보험업 사업권을 따낼 수 있는 MG손보의 이점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보험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오는 19일 MG손보의 매각 본입찰을 실시한다. 애초 본입찰은 이달 5일에 치러질 예정이었지만, 예비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PEF)들의 실사와 자금 조달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이 2주 늦춰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4월 진행된 MG손보의 매각 예비입찰에는 국내 PEF 운용사인 데일리파트너스와 미국계 PEF인 JC플라워 등 2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데일리파트너스는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투자회사로 MG손보 인수를 통해 금융업으로 보폭을 넓힐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JC플라워는 2016년 HK저축은행을 인수해 매각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ABL생명 인수전에도 참여한 전력이 있다.
MG손보의 최대주주는 PEF인 JC파트너스지만, 지난 2022년 4월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금융 당국의 관리를 받고 있다. 현재 금융위원회의 위탁을 받은 예보가 공개 매각을 진행 중이다. 예보는 지난해 1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MG손보의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이 때문에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을 성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보는 MG손보 매각을 위해 인수합병(M&A) 외에 자산부채이전(P&A) 방식도 가능하도록 했다. M&A는 부실 자산을 포함해 회사의 지분을 모두 사야 하지만, P&A 방식을 통하면 우량 자산과 보험 계약 등을 선택적으로 인수할 수 있다. 부채와 비우량자산은 따로 청산 절차를 밟게 된다. 게다가 예보는 인수자가 확정될 경우 추가 자금 지원에도 나설 계획이다.
롯데손보가 지난달 28일 진행한 매각 본입찰에서 저조한 흥행 성적을 보이면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손해보험업 사업권을 얻을 수 있는 MG손보에 대한 관심은 한층 늘었다. 일각에서는 예비입찰에 참여한 두 곳의 PEF 외에 손보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금융지주사 등 추가 인수 후보자가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 중인 교보생명 역시 손보사를 반드시 인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손보의 새 주인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돼 왔던 우리금융그룹은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이유로 결국 본입찰에 응하지 않고 발을 뺐다. 우리금융은 1조원대의 가격에 인수하기를 원했지만, 롯데손보의 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2조원에서 3조원의 가격을 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 등도 마찬가지로 비싼 가격으로 인해 롯데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금융 시장에서는 MG손보의 매각 가격이 2000억원에서 3000억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는데 6000억원에서 최대 8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롯데손보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고 실적과 재무 건전성도 뒤처지지만, 인수 가격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데다 금융 당국의 추가 자금 지원까지 기대할 수 있어 ‘가성비’ 좋은 매물로 관심을 끌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MG손보 매각의 최대 변수는 JC파트너스와 금융 당국의 법적 분쟁이다. JC파트너스는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취소해 달라며, 금융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해 9월 1심에서 패소했다. 오는 5일 항소심 최종 변론을 거쳐 다음 달 2심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2심에서 법원이 JC파트너스의 손을 들어줄 경우 예보가 주도해 온 매각 작업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금융 시장 관계자는 “당국의 지원을 받아도 추가로 투입해야 할 비용의 부담이 크고 경영 정상화에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면서 “MG손보의 가격이 저렴한 것은 이런 투자 위험 요인이 모두 반영됐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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