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년차 부부는 서로 조금도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한다. 공동 생활비 통장에서 나가는 돈은 반드시 두사람 모두가 동의하는 곳에 써야 하며, 한쪽만 원할 경우 “네 돈으로 사”라는 말이 나오기 일쑤다.
1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 출연한 부부는 6개월차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반반 결혼’ 중이다. 집안일도 정확하게 절반 부담, 돈도 정확하게 절반 부담이다.
심지어 41세 남편은 육아휴직 중인 37세 아내에게 매달 130만원의 육아휴직 비용을 주고 있었다. 휴직할 경우 매월 들어오는 돈이 현저하게 줄어들어 육아휴직을 꺼리는 아내의 의사를 고려했기 때문이다.
아내는 “(나 혼자 소득이 줄어드는 게) 뭔가 좀 억울하기도 해서, 150만원을 줄 수 있냐고 해서 줄 수 있다고 하더니 그럴 여력이 안 된다고 해 130만원으로 줄었다”라고 말하는데.
아이를 돌보는 도중 통장 내역을 확인한 아내는 이번 달 육아 휴직비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빨리 입금할 것을 재촉했고, 돈이 들어온 뒤에는 “오빠도 육아휴직 했을 때 (수당까지 합쳐서) 200만원이 될 수 있도록 맞춰줄게”라고 말한다.
이에, 남편은 “(수당까지 합쳐서) 총 200만원을 맞춰줄 게 아니라 내가 너한테 130만원을 줬으니 너도 나한테 130만원을 돌려줘야 한다”라며 팽팽히 맞서는 모습.
이를 본 오은영 박사는 “육아휴직은 양육을 위해 일정 기간 휴직을 하는 제도인데, 부부가 아이나 육아 얘기는 일절 하지 않고 ‘누가 몇시간 애를 더 봤어? 누가 더 이득이야?’ 그 얘기만 하고 계신다“라며 “아이를 어떻게 키워갈 것인지, 엄마아빠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는 다 빠져버리고 중요한 선택의 기준이 언제나 돈인 것 같다“라고 말하는데.
서로에게 건네는 생일 선물 역시 조금이라도 더 비싼 것을 줬을 경우 아까워하는 부부를 바라보며 오 박사는 “‘준다’라는 행위보다 안에 담긴 마음이 중요한 것인데, 부부는 누가 돈을 더 얼마나 썼는지 따지기 급급하다”라며 안타까움을 내비쳤다.
곽상아 에디터 / sanga.kwa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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