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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 아파트 짓는 데 5년… ‘주52시간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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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52시간 근무제'(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이 6년째를 맞으면서 건설공사 지연의 원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시행된 2018년에는 저금리로 건설경기가 호황을 이루면서 공기 지연 문제가 부각되지 않았으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2021년 시작된 금리 인상으로 공사 원가가 급상승하며 건설업계는 주52시간제가 공사기간과 공사비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소비자의 분양가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인건비→공사비→분양가 폭등 지속

노동자의 휴식 권리와 노동권 선진화를 위해 도입한 주52시간제는 법정 주당 근로시간을 기존 68시간에서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단축한 제도다.

경제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의 산업 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와 부실시공 문제 등이 잇따라 발생하며 노동시간 단축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한편에선 산업별 특성에 따라 여러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특히 고금리 시대의 도래와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로 건설 원가가 급상승함에 따라 건설업체들은 비용 상쇄를 위해 분양가를 인상하고 있다.

주52시간제는 2018년 7월 300인 이상 기업과 공공기관이 먼저 시행했고 이어 2020년 1월 ’50~299인 기업’, 2021년 7월 ‘5~49인 기업’에 각각 적용했다. 30인 미만 기업은 노사 합의에 따라 특별연장근로 8시간을 허용해 올해 연말 계도기간이 종료될 예정이다.

이 같은 노동시간 단축은 건설현장의 공기 연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로 공사비 상승에 기름을 붓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건설 직종의 인건비는 약 두 배 늘었다. 하루 8시간 근로 기준 1인당 인건비는 2014년 12만8256원에서 25만4086원으로 상승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적정 공사기간은 단지 규모와 층수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3년 안팎이다. 앞서 주52시간제 시행을 앞두고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파트의 적정 공사기간은 36.2개월에서 법 시행 이후 2.3개월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술·관리연구실장은 “주52시간제 시행 5년 이상이 흐르면서 제도가 정착됐지만 공기 증가에 따른 인력 추가 투입과 비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선 조사 결과보다 공기 부족 현상이 훨씬 심각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의 경우 아파트 철거에 1년 이상이 소요됐고 착공일인 2020년 2월 이후 현재까지 4년5개월이 경과했다. 준공 예정일은 올해 연말로 아직 4~5개월이 더 남아있다. 시공사와 조합의 공사비 증가 분쟁으로 공사가 중단된 6개월을 제외해도 약 4년 반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 셈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단지이거나 고층일수록 공기가 더 길어지고 앞으로 공기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 기후 변화, 중대재해 대응 등 여러 요소가 공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주52시간제 비중이 매우 크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공사기간 연장과 공사비 상승 문제로 시행사(발주사)와 시공사의 분쟁이 늘고 있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특별연장근로 폐지에 업계 반발… “2년 연장” 요구

고용노동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를 통해 ▲재해·재난 ▲인명 보호 ▲돌발 상황 수습 ▲업무량 폭증 ▲연구·개발과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근로자의 동의와 고용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주52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중소기업중앙회를 찾아 주52시간제 유연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등과 정책 간담회를 갖고 주52시간제가 업종과 특성에 맞춰 적용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장시간 근로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면서 “다만 획일적인 규제를 현장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고 업종별로 52시간을 지키되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정식 고용부 장관과도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기업의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적용을 2년 재유예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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