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카카오모빌리티 회계 위반 혐의에 대한 제재 수위를 이달 중 확정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오는 2일 임시회의를 열고 카카오모빌리티 회계처리 위반에 대한 제재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5일에 이은 두번째 논의다.
증선위는 추가 회의를 하더라도 이달 중엔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여름 휴가 휴지기로 증선위가 7월 말부터 약 한 달간 열리지 않으면 9월이 넘어서야 결론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쟁점은 ‘고의’ 여부가 될 전망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미 금감원의 지적을 받아들여 재무제표를 ‘총액법’에서 ‘순액법’으로 변경했다. 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도 “금융감독원의 판단을 존중하기로 결정했다”며 금감원이 제시한 기준에 맞게 이전의 감사보고서들을 정정 제출했다. 회계 위반 사실에 대해선 앞선 1차 증선위 논의에서도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카카오모빌리티는 고의적 회계 분식에 대해선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금감원은 가장 높은 양정 기준인 ‘고의 1단계’를 적용한 바 있다. 양정 기준은 동기(고의·중과실·과실)와 중요도(1~5단계)로 나누는데 동기와 중요도 모두 가장 높은 수준을 적용한 것이다.
회계 처리 위반에 고의성이 있으면 형사고발까지 갈 수 있으며 과징금 액수도 일반 ‘과실’에 비해 크게 높아질 수 있다. 상장을 앞둔 카카오모빌리티로선 큰 변수가 될 수 있고 반드시 막아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 카카오모빌리티는 보도자료를 통해 “”가맹 계약과 업무 제휴 계약은 ‘각각의 경제적 효익’을 지니는 별도의 계약”이라며 “가맹 계약의 경우, 운임 매출의 20%를 정률로 수취한다. 업무 제휴 계약은 계약 내 구성 항목 별로 상이한 책정 기준을 갖고 있으며, 일례로 광고·마케팅 항목의 경우 매출과 무관하게 운행 건당 정액으로 비용이 산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감원이 ‘회계 기준 위반’ 의혹의 핵심 근거로 판단한 ‘가맹 택시 운임을 기준으로 가격이 결정’된다는 점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이 고의적 회계 위반으로 조치안을 올렸던 두산에너빌리티에 대해 지난 2월 증선위는 고의가 없는 ‘과실’이라고 경감했다. 또 과거 금융당국이 고의 분식회계라 판단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은 지난 2월 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2020년부터 가맹택시 사업 매출을 부풀린 것이 회계처리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지난해 감리에 착수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사업을 하면서 운수회사로부터 운임 20%를 수수료로 받은 뒤 운임의 15~17%를 광고와 데이터 대가 등으로 돌려줬다. 매출액의 20%를 수취한 뒤 카카오모빌리티가 제휴 명목으로 다시 돌려줘 실질 수수료는 3~5% 수준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가맹택시 운행 데이터의 가치를 인정하여 별도의 업무 제휴 계약을 맺고, 가맹택시 사업자들에게 데이터 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있다”며 “매출을 부풀린다고 해도 회사의 본질적 가치를 나타내는 실제 현금 흐름과 영업이익에는 영향이 없다. 오히려 회사의 이익은 그대로 인데 매출만 높아지는 경우, 영업이익률이 떨어짐에 따라 회사의 가치가 하락하고 상장에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은 순액법에 따라 운임의 3~5%만 매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총액법을 적용해 20%를 매출로 계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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