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6월의 조용한 성과다.
KIA 타이거즈는 6월 11승12패1무로 승패마진 -1을 기록했다. 1위를 지켰지만, 상처를 많이 받은 1개월이었다. 그러나 성과도 있었다. 공격 생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순을 찾았다. 1번 박찬호, 2번 소크라테스 브리토, 3번 김도영, 4번 최형우, 5번 나성범이다.
유격수라서 수비, 체력부담이 큰 박찬호는 고정 리드오프가 아니다. 그러나 2~5번 타순은 앞으로 어지간하면 고정하겠다는 게 이범호 감독의 구상이다.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소크라테스의 2번 배치다. 왼손 선발투수, 특히 움직임이 심한 변화구를 구사하는 좌완 선발투수만 아니라면, 소크라테스는 꾸준히 2번으로 나갈 계획이다.
소크라테스는 5월까지 KIA 사람들을 애 먹였다. 지난 2년간 슬로 스타터이긴 했지만, 5월에는 달아오르거나, 적어도 달아오를 준비를 마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아니었다. 타고투저로 전환된 시즌인데다, 마침 10개 구단 외국인타자 모두 중도하차 없이 제 몫을 해내는 시즌이기도 하다. 상대적으로 소크라테스의 생산력 저하가 도드라졌다.
그런 소크라테스가 6월 들어 반등했다. 6월 성적은 24경기서 85타수 28안타 타율 0.329 5홈런 18타점 17득점이다. 눈에 띄는 건 출루율 0.441이다. 6월 월간 출루율 리그 7위이자 외국인타자 1위에 올랐다. 삼진이 16차례로 줄어들었고, 사사구는 17개였다. 4~5월에 얻어낸 볼넷이 겨우 7개와 4개였다는 걸 감안하면 대단한 발전이었다.
이범호 감독과 홍세완 타격코치는 소크라테스가 6월 들어 살아날 조짐을 보이자 발상을 전환했다. 해결해야 할 때 영양가가 조금 부족한 약점을, 2번 타순 이동으로 해결했다. 14일 수원 KT 위즈전부터 28일 광주 키움전까지 2경기 빼고 전부 2번타자로 나갔다. 이 기간 딱 2경기만 7번타자로 출전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올 시즌 2번 타순에서 타율 0.317 출루율 0.440 장타율 0.610 OPS 1.050이다. 물론 타격감이 좋을 때 2번으로 간 측면이 크지만, 소크라테스가 좋은 흐름일 때 2번 타자와 어울리는 역할을 잘 해주는 것도 사실이다.
소크라테스는 6월 장타율과 OPS도 0.576, 1.017을 각각 기록했다. 잘 맞을 때 2번으로 가면서 팀도 살고, 본인도 가치를 올렸다. 시즌 80경기서 타율 0.280 16홈런 55타점 48득점 출루율 0.348 장타율 0.497 OPS 0.845 득점권타율 0.366이다. 여전히 외국인타자 10명 중에서 타율 9위, 출루율 10위, OPS 9위이긴 하다. 그러나 6월 들어 반등한 만큼 앞으로 이 순위들도 얼마든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6월에 좋았던 흐름을 7월로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 지난달 29~30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을 장맛비로 치르지 못한 게 소크라테스로선 아쉬울 수 있다. 올스타 휴식기도 흐름이 끊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시즌을 치르면서 피로가 쌓인 걸 감안하면 이 시기에 잘 쉬는 것도 중요하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순위다툼의 클라이맥스도 시작된다. KIA는 마운드, 특히 불펜 정비가 시급하다. 그러나 불펜이 회복해도 타선이 어느 정도 생산력을 유지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 2번으로 변신한 소크라테스의 몫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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