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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취업자가 지속 감소하는 가운데 생활 업종 분야에 뛰어든 30대 이하 창업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통신판매업과 카페·한식당 등에 몰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세청이 28일 공개한 사업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0대 생활 업종 가동 사업자는 302만 2000명으로 전년(292만 3000명)보다 9만 9000명(3.4%) 증가했다. 지난해 창업한 신규 사업자도 57만 8000명으로 2022년(57만 7000명)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0대 생활 업종은 소매·음식·숙박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품목이나 서비스를 판매·취급하는 업종이다.
생활 업종 신규 사업자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통신판매업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30대 이하 신규사업자는 총 27만 164명인데 이 가운데 48%인 12만 9885명이 통신판매업을 개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통신판매업 신규 사업자를 연령별로 구분해도 30대 이하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전체 21만 1557명 가운데 30세 미만(5만 6209명)과 30대(7만 3676명)가 전체의 61%를 넘었다.
30대 이하는 통신판매업과 더불어 한식당·카페 등 식음료 업종에 대한 창업 비중도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30세 미만과 30대는 각각 9122명, 1만 7145명이 한식당을 창업했다. 커피 음료점 역시 30세 미만(5236명)과 30대(7119명)에서 나란히 세 번째로 높은 창업 업종에 이름을 올렸다.
30대 이하의 통신판매업 등 생활 업종 창업이 늘어난 것은 고용 여건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841만 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 7000명(1.2%) 증가했다. 하지만 15~29세에서는 9만 8000명 감소했다. 이러다 보니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30세 미만 청년층도 지난해 말 41만 명에 달할 정도였다.
전문가들은 구직 시장에서 ‘중고 신입’ 등 경력 선호 현상이 확산하고 양질의 일자리가 줄면서 30대 이하가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생활 업종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필상 서울대 경제학부 특임교수는 “주요 대기업은 신규보다 경력직 채용 기조를 굳히고 있고, 청년층 입장에서는 급여 조건이 좋은 일자리가 줄면서 구직 의욕을 잃어가는 상황”이라며 “취업 시장에서 밀려난 청년들이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생활 업종에 뛰어드는 경우가 확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통신 업종 관계자는 “통신 판매점은 4~5평 규모의 소규모 매장으로도 사업이 가능하니 임대료 부담이 크지 않아 레스토랑·편의점보다 자본이 적게 든다”며 “청년들이 모바일 기기 등에 익숙하다 보니 통신 판매 등에 많이 뛰어드는 데 경쟁이 치열한 만큼 폐업 가능성도 상당히 크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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