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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양란의 좌충우돌 해외여행 26] 태국 파타야에서 송아지만한 개떼에 둘러싸이다

마이데일리 조회수  

/신양란 작가

[시조시인·여행작가 신양란] 가끔 나는 ‘내가 어떻게 여행작가란 칭호를 얻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볼 때가 있다. 시골 중학교에서 국어 교사를 하던 늙수그레한 아줌마가 갖기에는 너무나 매력적인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 몇 차례 귀한 기회와 사람을 만난 덕분이라고 여기지만, 타국의 새로운 풍광에 호기심을 느끼는 나의 성향도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태국 파타야에 갔을 때, 송아지씩만한 개떼에 둘러싸여 혼비백산한 경험도 그 때문이었을 것이다.

‘오뉴월 개 팔자’라는 말이 있다. 한여름 땡볕에서 일하는 사람보다는 그늘에서 늘어진 자세로 쉬고 있는 개 신세가 더 나아 보인다는 뜻이다. 늘어진 개 팔자에 국적이 따로 있겠는가마는, 태국 개에 비한다면 우리나라 개는 별로 팔자 좋다고 할 것도 없어 보인다. 그 정도로 태국의 개는 유유자적하는 품이 사뭇 신선놀음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은 못 했지만, 독실한 불교 신자였던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이 “개들을 학대하지 말라”는 분부를 내린

/신양란 작가

후로 태국 개 팔자가 활짝 피었다는 설이 있다.

나는 바로 그 팔자 좋은 개들 때문에 큰 공포를 느낀 적이 있다. 그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2005년 1월에 태국 파타야에 갔을 때의 일이다.

나는 집집마다 갖추고 있는 미니 사당 ‘프라품’에 흥미를 느꼈고, 그것을 제작하는 공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관광버스로 돌아다니는 단체 관광객 신세다 보니, 그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비유하자면 단체 관광객으로 온 어느 외국인이 우리나라 비석 공장을 찾아가 사진을 찍고 싶어 하는 것과 비슷한 생뚱맞은 소망이었던 것이다.

생각은 간절한데 방법을 찾지 못해 애태우던 중 호텔에서 다소 거리가 떨어진 곳에 싼 프라품을 만드는 공장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나는 투어가 시작되기 전에 혼자서 그곳엘 다녀오기로 마음먹고,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섰다.

그런데 파타야란 동네가 시내버스나 택시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썽태우라고 하는, 버스도 아니고 택시도 아닌 어정쩡한 교통수단이 있지만, 말도 안 통하고 이용 방법도 모르니 그림의 떡이었다. 나는 그냥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부지런히 걸어 내가 목적지로 삼은 곳에 마침내 닿았고, 사진도 몇 장 찍었다. 득의양양 호텔로 돌아오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데 갑자기 개떼가 나타난 것이다.

/신양란 작가

예닐곱 마리의 개, 팔자 좋은 파타야의 개들은 덩치도 참 좋았다. 송아지만한 개들이 나를 둘러싸며 으르렁대는데, 공포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그제야 내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지나가는 차도 없었다.

개떼와 나의 위태로운 대치가 한참 이어지고 있던 차에 천만다행히도 구세주가 나타났다. 아침 일찍 일터로 나가던 어떤 현지인 아저씨가 개떼에 둘러싸인 나의 위험한 처지를 보고 달려온 것이다. 그가 발을 구르며 큰소리로 뭐라고 외치자, 개들은 슬금슬금 흩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에게 진심을 다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는 심정으로 호텔로 달렸다.

그 뒤로 나는 여행지에서 혼자 어딜 돌아다닐 생각은 못하고, 남편을 앞세운 다음 그 뒤를 따라다닌다. 남편은 그런 내게 “개떼가 나타나면 나를 먹잇감으로 던져주고, 혼자 달아나겠다는 심사냐?”고 묻는데,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나는 솔직한 대답을 끝내 회피한다.

/신양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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