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전 미국에서 석탄을 운반하는 데 사용됐던 콜 백(COAL BAG). 염색하지 않은 오트밀 색상의 다소 투박한 비주얼의 콜 백은 일본 사람들이 시즌과 트렌드에 관계없이 변함없이 사랑하는 가방입니다.
그중에서도 일본 스트리트 패션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가방은 아마도 아래의 토트백 아닐까요? 미국의 아웃도어 브랜드 엘엘빈(L.L.BEAN)의 ‘보트 앤 토트’ 백인데요. 누구나 하나쯤 소지하고 있을 만큼 대중적인 가방이죠. 엘엘빈의 캔버스 백은 헐리우드 스타들 역시 애용하는 제품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카이아 거버, 기네스 팰트로는 물론 90년대 스타일 아이콘이었던 캐롤린 버셋 케네디 역시 보트 앤 토트 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죠.
일본에서는 의류 편집숍과 백화점 등에서 4~7만원의 저렴한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데, 아메리칸 빈티지 의상들을 판매하는 빈티지 숍에서는 종종 엘엘빈 빈티지 가방전을 열기도 한답니다. 히스토리가 있는 보트 앤 토트백의 경우 문구와 프린트에 30만원을 호가하기도 하죠.
이 투박하면서도 말간 느낌의 토트 백이 원래는 얼음을 운반하는 용도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전기 냉장고가 보급되지 않았던 1940년도에 미국에서 주류 냉장고는 나무 상자였는데요. 무거운 얼음을 나무에 담아 옮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죠. 이를 수월하게 운반하기 위해 만든 것이 이 클래식한 가방의 시초였습니다.
당시 얼음이 녹아도 내용물이 흐르거나 새지 않도록 바닥을 이중으로 덧대고 손잡이와 가장자리가 만나는 부분에는 리벳을 박아 견고하게 만들었고요. 8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는 오트밀 색상의 캔버스 가방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랍니다.
3년 전에는 SNS에서 갑작스러운 보트 앤 토트 열풍이 일어나기도 했죠? 줄리아나 샐러저(@julianasalazar)를 비롯해 많은 스타일리스트와 인플루언서들이 보트 앤 토트를 재조명하면서 가방 위에 새긴 위트 있는 문구나 이니셜을 공개하는 계정(@ironicboatandtote)도 생겼습니다.
그렇다면 소피아 코폴라처럼 클래식한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견고한 캔버스 백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일단 무거운 책이나 소지품을 간편하게 운반할 수 있고 피크닉 백이나 비치 백으로 사용하기 안성맞춤이거든요. 일본 브랜드들이 콜 백을 모티브로 한 내구성 뛰어난 캔버스 가방이 꾸준히 출시되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랍니다. 물론 요란하지 않고 단정하게 룩을 마무리해주는 효과도 한 몫합니다.
지금부터 일본 여행시 구매하면 좋을 만한 만능 캔버스 백을 소개할게요. 이미 한국에 수입이 되어 있는 제품들도 있으니 디테일의 차이를 발견하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골라보세요.
석탄을 나르던 과거의 가방을 그대로 구현한 콜 백은 19만원대, Anatomica.
무거운 짐을 넣어도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고 휴대가 간편한 프레임 컬렉션의 프레임 토트 07은 23만원대, Chacoli.
토트 또는 숄더로 모두 사용 가능하며 심플한 매력이 돋보이는 캔버스 백은 20만원대, Yaeca.
가죽 스트랩과 리벳 디테일이 멋스러운 딜리버리 토트 백은 17만원대, Tembea.
자연스럽게 아래로 쳐지는 폴딩 디테일이 매력적인 스퀘어 숄더 백은 27만원대, Hender Scheme.
신문을 배달하던 뉴스보이백에서 영감을 얻은 뉴스 보이 백은 25만원대, Taiga Takahas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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