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그동안 단행한 인수합병(M&A)이 플랫폼으로서 핵심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데 기여했다는 연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가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업역을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은 것과 달리 과감한 M&A로 근원적인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이용자와 동반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경영학회의 KBR저널에 게재된 ‘디지털 플랫폼 생태계 내에서의 M&A 활동 유형 분류에 관한 연구’에는 카카오가 기술·인재·지식재산권(IP) 등을 확보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목적으로 인수합병을 진행했다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인수합병한 기업을 카카오의 조직 프로세스에 통합하기보다 독립성을 유지하며, 자체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게 한 사례가 많은 것이 카카오 M&A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경영학회 경영학연구에 게재된 ‘디지털 플랫폼 기업의 유형 분류 및 진화 경로 분석’에선 카카오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타 기업에도 혁신을 지원하는 ‘ㅁ’자 모형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분석을 위해 국내에서 영업 중인 국내외 디지털 플랫폼 기업 35개사를 선정했다. 카카오는 이 중 유일하게 ㅁ자 유형의 기업으로 분류됐다
연구진은 카카오에 대해 “사용자에게 온·오프라인 상품을 연결해 편의성을 높이고, 개인이나 기업은 카카오의 개발 도구,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기술 자원을 활용해 새 온·오프라인 상품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들이 주목한 건 카카오의 M&A 효과다. 연구진들은 M&A에 따른 양적 성장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이들은 오히려 M&A로 카카오가 플랫폼으로서 핵심 경쟁력을 강화했고, 결과적으로 이용자 후생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또한 정보기술(IT), 플랫폼, 콘텐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 M&A가 필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기업이 IP를 확보하기 위해선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고, 다양한 콘텐츠와 채널로 확장하기 위해 M&A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이지영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지난달 31일 개최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생태계 확장 전략’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IP 확보를 위해 M&A는 당연한 전략이자 과정”이라고 말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난해 2월 열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산업변화에 따른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 영향’ 콘퍼런스에서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가 인기를 얻으면 다시 웹툰이나 웹소설이 인기를 끄는 선순환이 이뤄지는데, 이런 환경에서 카카오가 영상 제작사인 크로스픽처스 같은 회사를 인수하는 걸 ‘대기업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하는 것과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천문학적인 영향력을 가진 디지털 콘텐츠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플랫폼’이 나와야 한다”면서 “디지털 콘텐츠 기업이 적극적인 M&A로 밸류체인을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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