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연말까지 여론수렴 등 통해 구체안 확정될 것”
교육부가 27일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재원이나 인력 문제에 대해서는 향후 구체적으로 확정짓겠다고 밝혔다. 교육계에서는 교육부가 작년 1월 유보통합 추진방안 발표 이후 1년 6개월여 만에 실행 계획을 내놓은 것임에도 재정 투자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지 않아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교육부는 영유아 교육·보육 시스템을 통합, 상향평준화 시키기 위해 오는 8월 100여곳의 모델학교를 지정하고 2027년까지 매년 1000곳씩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희망하는 영유아 누구에게나 하루 12시간의 돌봄 시간을 보장하고, 방학과 휴일 돌봄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학부모들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해 0~5세 무상 교육·보육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교육부는 올해 말까지 의견 수렴을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한 기관의 구체적 내용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주호 “‘시안’ 단계라 예산안 등 확정 못 지어”
문제는 이 같은 계획을 이행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원과 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이다. 교육부는 이날 발표한 내용이 시안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돼야 예산 규모도 정확히 정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직 예산협의 과정이 남아있다”면서 “(유보통합) 방안이 확정돼야 여기에 따른 구체적인 예산안이 나오기 때문에 아직 명확한 숫자가 제시되지 못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대림 영유아지원관은 비슷한 질문에 대해 “(가능한 예산 범위를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최대한 많이 확보하겠다고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내년부터 교사 대 영유아 비율도 개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을 현재 1대3인 0세반은 1대2를 목표로, 3~5세반은 1대12에서 1대8까지 낮춘다. 이에 따라 교사 추가 채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이 같은 추가 인력에 대한 규모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박 지원관은 “교사 대 영유아 비율은 일단 목표치를 제시한 것인데, 구체적인 인원이라든가 여기에 들어가는 예산 관련해서는 관계기관과 계속 협의 중이기 때문에 수치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교원 단체에서도 이번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의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입장문을 내고 “현재 유보통합 방안에는 국공립교사 처우 개선, 국공립유치원 교육환경 개선과 관련한 방안, 재정 투자 내용이 담겨 있지 않아 상대적 박탈감과 현장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며 “확실한 재정 투자 없이는 질 높은 영유아 교육을 제공한다는 유보통합의 취지를 실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기존 영유아 돌봄을 위해 투입되던 복지부 예산의 확실한 이관과 유보통합의 상향평준화를 위한 일반 지자체 관련 예산 이관 및 국고 지원 방안이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또한 입장문을 통해 “교육부는 통합 기관의 교원 구성, 교원양성체계 개편 방안, 사립기관의 재정‧회계 투명성 확보 등 쟁점 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통합 모델도 없이 영유아학교 시범사업을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면서 “오늘 발표에서 알 수 있는 교육부가 지난 2년간 유보통합을 졸속 강행한 결론은 제대로 된 유보통합 모델과 별도의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없이 완료하겠다는 시점만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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