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크리스티안 에릭센이 덴마크 축구 역대 최고의 선수에 올랐다.
에릭센은 지난 26일 유로 2024 C조 3차전 세르비아와 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88분을 뛰었다. 덴마크는 세르비아와 0-0으로 비겼고,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덴마크 축구 역사가 새로 써지는 순간이다. 이 경기 출전으로 에릭센은 A매치 133경기를 뛰었다. 덴마크 역대 최다 출장 1위로 등극했다. 이전까지 시몬 키예르와 132경기로 동률이었고, 에릭센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섰다. 득점은 42골로 역대 4위에 랭크됐다.
이견이 없는 덴마크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다. 덴마크의 ‘팁블라데트’는 에릭센을 덴마크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5인 안에 포함시켰다. 미카엘 라우드롭, 피터 슈마이켈, 프레벤 엘키에르 라르센, 알란 시몬센 그리고 에릭센이다. 이 매체는 “에릭센은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에릭센은 항상 특별한 무언가를 가진 선수로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팁블라데트’는 “토트넘이 에릭센을 매각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에릭센과 토트넘의 아름답지 못한 이별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에릭센은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에서 성장한 후 2013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그러자 에릭센의 ‘전성기’가 열렸다. 토트넘의 ‘황금기’가 열렸다. 에릭센은 2020년까지 7시즌 동안 305경기에 출전해 69골을 넣었다.
우승은 없었지만 매력적인 공격 축구, 활기 넘치는 색깔로 토트넘은 EPL을 대표하는 클럽으로 거듭났다.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UCL) 결승 진출은 화룡점정이었다. 그 중심에 위치했던 에릭센. 델리 알리-에릭센-손흥민-해리 케인으로 구성된 ‘DESK 라인’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그에게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찬사가 따라왔다. 지금까지도 토트넘은 진정한 에릭센의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2020년 에릭센은 충격적으로 퇴장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으로 이적한 것이다. 왜 에릭센은 떠나야 했을까. 사실상 버림을 받은 것이다. 토트넘 황금기의 주역. 하지만 구단의 대우는 없었다. 에릭센은 구단과 연봉 문제를 갈등을 겪었다. 그리고 계약 기간이 6개월 남은 시기, 겨울 이적시장에서 급하게 이적이 성사됐다.
토트넘의 비열한 계략이었다. 6개월 후 에릭센이 FA가 되면 이적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빨리 팔아버린 것이다. 이적료는 단 1700만 파운드(298억원)에 불과했다. 28세 전성기 나이, EPL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인정을 받은 선수치고는 너무 싸다. 토트넘이 급하게 매각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당시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에릭센은 이적료는 한때 1억 3000만 파운드(2281억원)까지 올랐다. 그런데 토트넘은 에릭센을 제때 놓아주지 않고 시간을 끌다가, 이적료를 챙길 마지막 기회인 겨울 이적시장에서 헐값에 팔았다”고 비판했다.
이탈리아 축구와 맞지 않았던 에릭센은 고전을 면치 못했고, 이때부터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토트넘 역시 에릭센의 대체자를 찾지 못해 하락세를 피할 수 없었다. 둘 다 상처를 남긴 이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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