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 100m 높이의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들여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새 랜드마크 조성으로 국민단합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찬성 입장과 전체주의적이고 구시대적 발상이라는 반대 입장이 엇갈린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광장에 100m에 이르는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와 호국영웅을 추모하는 ‘꺼지지 않는 불꽃’ 조형물 설치를 통해 국민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2026년까지 조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 6.25전쟁 제74주년을 맞아 인천상륙작전 등 참전용사 7명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6.25 참전용사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다”며 “그 숭고한 뜻을 잊지 않고 기리기 위해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조형물과 꺼지지 않는 불꽃을 건립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계획을 두고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시민단체 문화연대는 국민의힘 김형재 서울시의원이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를 위해 서울시 광화문광장 사용 등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한 것을 놓고 “해당 조례는 국기를 도구화하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애국심을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적 이데올로기로만 해석하는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이다”고 비판했다.
반면 찬성하는 쪽에서는 서울시내에 인상적인 공간을 만들어 국가 브랜드 강화에 일조하고 관광객 유입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바라본다.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쿠키뉴스에 “국가 브랜드 강화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다만 공론화 작업을 거치고 국민 의견을 경청해 사회적 합의를 잘 이뤄야 세계적 관광지로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서울시는 해외 사례에서 이번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미국 워싱턴DC 내셔널몰의 ‘워싱턴 모뉴먼트’,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에투알 개선문’, 아일랜드 더블린 오코넬 거리의 ‘더블린 스파이어’처럼 서울에도 상징적인 공간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내 가운데서도 광화문광장을 장소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오 시장은 “나라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 국민들의 일상 속에 늘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을 거듭한 결과 대한민국의 중심이자 1년에 2천만 명이 방문하는 광화문광장에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 여론도 양분되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서울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사 댓글에 한 누리꾼(아이디 rla7****)은 “매우 바람직하고 옳은 일이다”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아이디 skhu****)은 “홧팅 오세훈” 이라며 지지했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많다. 한 누리꾼(아이디 hwan****)은 “정치를 잘 하면 애국심은 절로 생긴다. 그럴 돈 있으면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더 써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아이디 enso****)은 “여기가 북한이냐 북한 따라하게”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6.25전쟁 제74주년을 기념해 이번 프로젝트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6.25전쟁 제74주년을 기념해 전쟁 유공자들을 추모하는 현충시설을 만들고자 하던 중 미국 워싱턴 모뉴먼트와 같은 국가 상징 공간을 서울시에도 하나 만들어 보자는 구상에서 이번 프로젝트를 시행하게 된 것으로 안다”며 “시중 여론과 관련해선 별도의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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