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인천 김건호 기자] “자기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많이 느꼈을 것이다.”
고영표(KT 위즈)는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2승 2패.
시즌 초반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미세 손상 부상을 당해 두 달 넘게 전열에서 이탈했던 고영표는 지난 19일 수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복귀했다. 하지만 1회와 2회 롯데 타선에 난타당하며 5이닝 9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졌다.
6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오른 고영표는 롯데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5⅓이닝까지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고명준에게 2루타를 맞으며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이후 흔들림 없이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7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그는 선두타자 추신수에게 안타를 맞으며 시작했지만, 큰 위기 없이 SSG 타선을 틀어막은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고영표가 호투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투구 패턴을 바꿨기 때문이다. 직구와 체인지업뿐만 아니라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는 7회까지 83개의 공을 뿌렸는데, 체인지업(32구)-투심패스트볼(27구)-커브(18구)-슬라이더(5구)-포심패스트볼(1구)을 섞었다.
26일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패턴을 잘 바꿨다. 처음부터 직구를 많이 던져서 안타를 많이 맞았는데, 그 부분을 바꿨다. 슬라이더를 많이 썼다”며 “그렇게 쓰다 보니 직구가 엄청 빠르게 보인다. 강약 조절을 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강철 감독은 고영표가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라 투구 패턴을 이용해 강약 조절을 잘하는 투구를 해야 계속 좋은 투구를 할 것으로 봤다.
사령탑은 “그런 투구를 해야 한다. 고영표는 구속을 올리고 이런 것이 아니라 이제는 자기가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 가를 알아야 한다. 좀 더 정교한 투구를 해야 한다”며 “어제 같은 투구를 앞으로 해야 한다. 그래야 산다”며 “어제 경기를 통해 자신이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많이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롯데전 때도 고영표는 1, 2회에만 8피안타를 기록하며 흔들렸다. 하지만 3회부터 투구 패턴을 바꿨고 이후 단 하나의 피안타를 기록했다. 이강철 감독은 “그날 3회 이후에 투수 코치도 그렇고 나도 이야기를 했다. 바꾸니까 롯데전 3회 이후가 어제 같은 투구였다”며 “1회에는 직구를 던지다 계속 맞았는데, 직구가 안되니 바꿔서 3~4회에는 잘 막았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했다.
한편, KT는 배정대(중견수)-김상수(유격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황재균(3루수)-오윤석(2루수)-김건형(우익수)-정준영(좌익수)으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육청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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