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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 이어 ‘탈출’까지, ‘금요일 개봉’ 변화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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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주연의 영화 '하이재킹' 한 장면.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하정우 주연의 영화 ‘하이재킹’ 한 장면. 사진제공=키다리스튜디오

21일 개봉한 하정우 주연의 영화 ‘하이재킹’에 영화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제작 퍼펙트스톰필름 외)은 이례적으로 한국영화 신작의 개봉일로 통하는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인 지난 21일 개봉했다. 이러한 ‘하이재킹’의 시도가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지 지켜보는 분위기다.

신작 영화의 개봉일은 수요일로 굳어진지 오래다. 2000년대 초까지 영화의 개봉일은 토요일이었다가 2004년 7월 도입된 주 5일 근무제 시작과 더불어 2000년대 중반부터 금요일로 앞당겨졌다. 이후 블록버스터 제작 봇물과 그에 따른 배급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금요일에서 목요일, 목요일에서 다시 수요일로 자리잡게 됐다.

‘문화가 있는 날’도 수요일 개봉 관행의 중요한 이유가 됐다. 2014년 1월부터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에 시행중인 문화가 있는 날은 영화 관람료 할인 혜택으로 관객 유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 개봉일로 선호돼왔다.

그러나 감염병 사태가 성수기·비수기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등 기존의 흥행공식을 깨뜨리더니 신작 영화들의 수요일 개봉 관행마저 바꿔놓는 모습이다.

그 중심에 ‘입소문’이 있다. 극장들의 관람료 인상은 관객들의 영화 선택을 더욱 깐깐하게 만들었고, 그러면서 더욱 냉혹해진 관객들의 평가가 흥행의 당락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최근 SNS와 유튜브 등을 통해 개봉 당일 혹은 그 이전 이뤄지는 시사회 직후부터 실시간 관람 평이 활발히 공유되는 상황도 입소문의 영향력을 높였다. 

● ‘하이재킹’ 모객 추이에 업계의 관심 

입소문은 관객의 선택뿐 아니라 해당 영화의 스크린 확보에도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앞서 스크린 독점 논란을 지핀 ‘범죄도시4’의 사례처럼, 극장은 감염병 사태를 겪으며 누적된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수요가 있는 영화에 더 많은 스크린과 상영 기회를 내주고 있다.

신작 영화가 수요일에 개봉해서 부정적 평가를 받을 경우, 상영 초반 모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개봉 첫 주말’ 스크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반면 금요일 개봉은 여러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신작 영화가 금요일에 개봉해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경우, 개봉 첫 주말 관객의 입소문을 통해 어느 정도의 스코어 확보가 가능하고 개봉 2주차에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7, 8월 여름 시장을 앞두고 예년과 비교해 더 많은 한국영화들이 개봉하는 상황에서 스크린 확보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금요일 개봉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고 이선균의 유작 2편이 올해 여름 관객과 만나는 가운데 그 중 한 편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감독 김태곤·제작 CJ ENM 스튜디오 외)도 금요일인 7월12일에 개봉한다. 여름 대작이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 개봉을 선택한 건 이례적이다. 

여기에 업계에서는 ‘하이재킹’의 모객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상황이다. 

‘하이재킹’은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누적관객 56만명을 모았다.

‘하이재킹’의 순제작비는 130억원으로, 손익분기점은 300만명으로 알려졌다. 당장 26일 이성민, 이희준 주연의 ‘핸섬가이즈’와 할리우드 영화 ‘콰이어트 플레이스: 첫째날’이 새롭게 개봉하면서 스코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이재킹’은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소재로 한 실화 소재 영화다. 1971년 속초에서 출발한 김포행 비행기가 홍천 상공에서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관객들은 50년전의 실화라는 점이 놀랍다고 하면서도, 기시감과 진부함을 언급하며 만듦새를 지적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영화계 한 관계자는 25일 “금요일 개봉이 좋은 영화가 더 많은 관객을 만나는 접점을 넓히는 역할을 수 있다는 기대의 측면도 있지만 관객 입장에서 보면 경쟁작 등 이런저런 이유로 수요일 개봉을 피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라며 “개봉 요일보다 중요한 건 영화의 만듦새와 재미로 관객의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재킹’에 이어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금요일 개봉 시도가 영화계에 어떤 메시지를 남길지 관심이 쏠린다.

고 이선균의 유작 중 한 편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오는 7월12일 금요일 개봉한다. 사진제공=CJ ENM
고 이선균의 유작 중 한 편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오는 7월12일 금요일 개봉한다. 사진제공=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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