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잇단 기술수출이 이어지면서 바이오 업계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다. 통상 기술이전 계약이 하반기에 활발한 만큼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더 많은 기술이전 성과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인 노바티스, 베링거링겔하임, 로슈 등이 협회, 벤처캐피털 등의 추천을 받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을 파이프라인 수십개를 검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국내 바이오 기업들을 검토하고 있는데, 굉장히 긍정적인 분위기”라며 “하반기는 더 많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해외 기술수출은 이달에만 3건, 상반기 전체 7건이 성사됐다. 1조원대에 이르는 빅딜 규모는 2건이다.
이달 에이프릴바이오는 미국 신약개발사 에보뮨을 대상으로 자가염증질환 치료제 ‘APB-R3’을 기술이전했다. 총 계약 규모는 4억7500만달러(약 6550억원), 선급금은 1500만달러(약 207억원)다. APB-R3은 인터루킨18 결합단백질(IL-18BP) 기반의 물질로 내년 상반기 아토피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에 돌입한다.
HK이노엔·아이엠바이오로직스·와이바이오로직스가 공동개발한 OX40L항체와 TNF-α(종양괴사인자-α) 타깃 이중항체 신약 후보물질 ‘IMB-101(OXTIMA)’도 미국 신약개발 전문 기업에 기술이전됐다. 계약 규모는 계약금 2000만달러(약 276억원)를 포함해 총 9억40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이다.
지놈앤컴퍼니는 이달 초 스위스 디바이오팜에 신규타깃 ADC용 항체 ‘GENA-111’을 총 586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했다.
앞서 지난 1~5월에는 LG화학·알테오젠·넥스아이·아리바이오 등이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1월에는 LG화학이 미국 리듬파마슈티컬스에 희귀비만증 신약 LB54640를 선급금 1억달러(약 1300억원),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은 최대 2억500만달러(약 2700억원)로 기술이전했다.
2월에는 알테오젠이 글로벌 제약사 MSD와 라이선스 계약을 변경하면서 계약금 266억원을 수령했다. MSD의 제품 허가 및 판매 등과 관련된 조건 성취 시 최대 약 5750억원의 추가 마일스톤도 기대된다.
3월에 아리바이오가 중국 제약기업에 경구용 치매치료제 ‘AR1001’를 약 1조200억원에 기술수출, 넥스아이는 일본 오노약품공업에 전임상 단계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NXI-101’를 기술수출했다.
하반기는 더 많은 기술이전이 기대된다. 비만치료제 등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황만순 한국파트너스 대표는 “글로벌 기업들이 예전에는 국내 개별 기업 한두개 회사를 만났지만, 이제는 수십개씩 만나고 그들의 파이프라인을 검토하고 있다”라며 “한국 바이오 기술의 저변이 확대된 것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바이오 상장 기업들의 기술력이 글로벌로 인정받고, 시장에서도 좋다고 판단되면 전체적인 바이오업계 투자 분위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기술수출 건수는 총 16건, 계약금은 6조255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연말 리가켐바이오 등의 굵직한 기술이전이 있으면서 총액이 커졌다. 총 21건, 7조7074억원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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