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헬스케어가 네이버와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첫 의료 초거대 인공지능(AI) 서비스 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빅테크간 초거대 AI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카카오가 초기 의료AI 분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헬스케어 컨소시엄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초거대AI 기반 보건의료 서비스 지원 사업’ 주간사업자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초거대AI를 활용해 △실시간 소아 건강상담, 소아 맞춤형 질병예측 알림 서비스 개발·실증 △소아 진료 지원을 위한 환자 맞춤형 증례 분석·처방 보조 서비스 개발·실증이 목표다.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초거대AI를 활용해 의료서비스 공급 체계를 강화하자는 취지다. 2027년까지 4년 간 320억원이 투입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모기업인 카카오와 분당서울대병원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 컨소시엄은 △카카오헬스케어가 AI 기반 당뇨 관리 서비스 ‘파스타’를 운영하며 축적한 임상·데이터 운영 경험 △카카오가 보유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와 연내 공개 예정인 거대언어모델(LLM) 코지피티를 고도화한 ‘코지피티 2.0’ △국내 최고 수준의 임상 역량을 보유한 분당서울대병원을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특히 카카오헬스케어가 ‘카카오’ 메신저를 활용해 만성질환(당뇨) 관리 플랫폼을 개발·운영한 역량을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함께 국내 초거대AI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네이버, 삼성전자도 별도 컨소시엄을 구성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엑스(X)’를 내세워 국내 최대 규모 아동병원을 보유한 서울대병원과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 역시 초거대AI ‘믿음’를 개발한 KT와 삼성서울병원과 컨소시엄을 맺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번 사업은 대기업 참여제한이 없다. 대기업 참여가 가능한데다 의료 데이터 학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업계가 주목했다. 여기에 최근 소아과 등 필수의료 강화 목소리도 높아 서비스가 개발될 경우 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카카오는 이번 사업 수주로 국내 초거대AI 시장에서 핵심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동시에 의료AI 분야 진출을 본격화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의료영상정보를 분석해 질병 예측을 돕는 등 기업간거래(B2B) 사업이 주류를 이루던 국내 의료AI 시장에서 카카오 메신저를 활용한 기업-소비자간거래(B2C)사업 모델까지 제시할 수 있게 됐다. .
의료AI 관계자는 “카카오가 국내 초거대AI 경쟁에 본격 합류하는 동시에 진입장벽이 높은 의료 영역까지 진출할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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