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국 수입이 크게 증가하면서 주요국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그나마 한국은 대중국 수입이 중간재 중심으로 증가해 타격을 덜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활발한 국내 진출로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 경우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 이슈분석-대중국 수입 증가(충격)가 지역 생산 및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에서는 대중국 수입 증가가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노르웨이,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럽 6개국에서는 대중국 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한 가운데 2022년 제조업 취업자 수가 1995년의 75% 수준으로 줄었다.
그러나 한국의 대중국 수입 비중은 1990년 3.2%에서 지난해 22.2%로 확대된 데 반해 지난해 제조업 취업자 수는 1995년의 94%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중국 제품 수입의 ‘전방 효과’로 인한 긍정적 영향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중국산 수입품을 이용해 가공 단계가 더 높은 제품이나 최종재를 생산하는 국내 업체들이 대중국 수입 증가로 혜택을 받았다는 의미다.
반대로 중국산 제품이 국내 생산 제품을 대체하는 ‘직접 효과’나 대체된 국내 제품에 중간재를 공급하는 업체에 영향을 주는 ‘후방 효과’의 부정적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 실제로 대중국 수입 증가에 따른 전국 제조업 고용 증가 효과는 1995~2019년 누적으로 6만6000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경남, 인천, 광주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대구, 경북 등에서 부정적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났다. 이예림 한은 조사국 지역연구지원팀 과장은 “주요국과 달리 소폭이나마 긍정적 효과가 있었던 것은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입이 중간재를 중심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중국에서 수입해온 값싼 중간재가 결과적으로 국내 제품 생산 비용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의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국 수입 중 중간재 비중은 67.2%로, 미국(31.6%), 유럽(39.6%), 일본(39.0%) 등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과장은 “(알리, 테무 등) 최근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진출로 앞으로 최종 소비재 수입이 늘어날 경우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지역경제보고서에서 2분기 중 제조업 생산은 소폭 증가했고 서비스업 생산은 보합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향후 지역 경제는 2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생산이 소폭 증가하고 서비스업 생산은 보합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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