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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꿈의 메모리’로 불리는 3D D램에 관한 원천기술 선점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로 주도권을 잡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 분야에서도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6일(현지시간)부터 20일까지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세계적인 반도체 학회 ‘VLSI 2024’에서 3D D램에 관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이 논문에서 5단으로 쌓은 3D D램의 제조 수율이 56.1%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한 개의 테스트 웨이퍼에 약 1000개의 3D D램을 만들었을 때 약 5610개의 양품이 나왔다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실험용 3D D램이 현재 범용으로 쓰이고 있는 2D D램과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는 데이터도 소개했다. SK하이닉스가 3D D램을 개발에 대해 언급한 적은 있지만 구체적인 수치와 동작 특성을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논문이 SK하이닉스가 차세대 D램에 관한 원천 기술 확보에 가까이 다가간 것을 보여주는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3D D램은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 받는 제품이다. 일반적인 D램은 기억 소자를 평면에 배치 시키는데, 3D D램은 이 소자들을 아파트처럼 수직으로 쌓은 메모리다.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기억 소자를 배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 구현이 까다롭다는 문제가 있다. 원천 기술만 먼저 확보하면 D램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3D D램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SK하이닉스의 라이벌 회사들도 집중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3월 미국에서 열린 ‘멤콘 2024’ 전시회에서 2030년께 이 제품을 양산하겠다며 미래 기술 리더십에 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학회에서 삼성의 발표에 맞불을 놓으며 HBM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을 3D D램 시장에서도 한번 더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3D D램에서는 기억 소자와 주변 회로 결합이 쉽지 않은데, 이 공정 이후에도 3D D램이 정상적으로 동작했다는 것 자체가 큰 진전”이라며 “경쟁사는 아직까지 확보하지 못한 문제를 SK하이닉스가 먼저 해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3D D램의 가능성은 봤지만 상용화까지는 많은 개발 과정이 필요하다고도 시사했다. 기존 2D D램과 달리 불안정한 동작 특성을 보이고 있고 범용으로 쓰이려면 32~192단까지 기억 소자를 쌓아야 한다는 의견을 장표를 통해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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