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은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는 주요 콘텐츠다. 하지만 한국 게임 산업계를 이끌고 만들어갔던 게임들의 다양한 이야기는 대중에게 조금씩 잊히는 분위기다. 게임실록에서는 한국의 다양한 게임과 자주 접하지만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던 게임 상식, 역사, 사건사고 등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넥슨의 PC온라인 게임 ‘마비노기’가 올해 20주년을 맞았다. 마비노기는 당시의 MMORPG와는 다른 독자적인 게임성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게임이 됐다.
마비노기는 2004년 6월 첫 서비스를 시작했다. 켈트 신화를 바탕의 세계관, 카툰 렌더링을 활용한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이 특징이다. 당시 다크판타지 기반의 실제 사람과 유사한 캐릭터가 특징이던 MMORPG와는 달랐다.
넥슨은 스토리 콘텐츠인 ‘메인스트림’을 통해 세계관을 탄탄하게 구축했다. 마비노기는 특히 ‘생활 콘텐츠’를 메인으로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생활 콘텐츠는 ▲요리 ▲아르바이트 ▲생산 ▲낚시 ▲노래 ▲패션 등 실제 생활에서 이뤄지는 활동을 게임에 그대로 구현했다.
마비노기는 생활 콘텐츠를 메인으로 내세워 이용자가 전투, 경쟁, 성장에 부담을 갖지 않도록 했다. 이런 운영은 당시 많은 이용자의 유입으로 이어졌다. 마비노기는 출시 이후 2009년 최고 동시접속자수 5만명을 기록했고 2013년에는 10만명을 기록했다.
마비노기는 현재도 생활 콘텐츠를 이유로 안정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용자는 게임 내 주요 콘텐츠 중 하나인 ‘캠프파이어’를 마비노기의 시그니처 콘텐츠로 꼽는다.
마비노기는 약 10년간 승승장구하다가 2010년 중반에 들어서며 삐걱이기 시작했다. 이용자의 요구에 미치지 못한 업데이트와 밸런스 붕괴로 외면을 받았다. 차기작인 마비노기2:아레나 개발도 결국엔 중단됐다.
이용자 반발은 2021년 극에 달했다. 노화된 엔진 기반의 게임 운영 및 개발과 지속되는 이용자 이탈에도 변화가 없자 마비노기 이용자들은 트럭시위를 진행했다. 당시 설날 업데이트에 이용자들의 요구와 전혀 다른 이벤트, 비즈니스 모델(BM) 등이 업데이트하면서 이용자들의 트럭시위에 기름을 부었다.
이용자들의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결국 마비노기 개발진은 온라인을 통해 이용자 간담회를 열고 수 백 건에 달하는 개선안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마비노기 개발진은 마비노기 19주년 오프라인 행사에서 기존 엔진을 언리얼 엔진으로 교체하는 프로젝트 ‘마비노기 이터니티’를 발표하면서 이용자들의 반발을 잠재웠다.
엔진 교체는 단순히 그래픽 교체가 아니다. 최신 엔진으로 교체하면 최근에 출시되는 게임과 같은 규모의 콘텐츠, 고도화된 시스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게임을 새롭게 개발하는 셈이다.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엔진 교체를 통한 신규 이용자 유입과 풍성해질 콘텐츠, 게임 운영 등에 기존 마비노기 이용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넥슨은 현재 이터니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 연말에는 마비노기 집중 채용 등을 진행하며 엔진 교체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비노기는 우여곡절 끝에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넥슨은 마비노기를 플레이해준 이용자들에게 보답하고 보다 탄탄한 커뮤니케이션 구축을 위해 6월 22일 20주년 기념 첫 오프라인 야외 행사 ‘판타지 파티’를 개최한다.
마비노기 속 생활 콘텐츠를 모티브로 ▲DIY 염색을 통한 나만의 에코백 만들기 ▲밀레시안 캐리커처 ▲타로카드 점 ▲멍 때리기 대회 등 다양한 현장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이와 함께 마비노기만의 감성으로 채운 공연과 올해 새롭게 공개하는 정보들로 채운 여름 쇼케이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비노기는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된 생활 콘텐츠 MMORPG로 국내 게임 시장에 한 획을 그은 게임이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이를 대체할 게임이 나오지 않을 만큼 독자적인 게임성을 갖춘 게임이기도 하다.
여기에 엔진 교체로 새로운 변화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만큼 20년을 넘어 30년, 40년 동안 대체불가한 게임으로 국내 게임 시장에서 입지를 유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가영 기자 sgy0116@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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