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기간 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나흘 동안 열전에 돌입한다.
김원섭 회장은 지난해 경선을 통해 KPGA 수장이 됐다. 임기는 올해 1월부터 4년 동안이다. 그런데 김원섭 회장은 임기 첫 시즌 KPGA 투어 개막전을 건너뛴다.
마스터스 토너먼트 참관을 위해 지난 주말 오거스타로 떠났기 때문이다. KPGA를 통해 김원섭 회장은 “오거스타 내셔널의 공식 초청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원섭 회장은 “PGA, DP월드, 아시안 투어, JGTO 등 글로벌 골프 수장들 및 주요 관계자들과 만남을 통해 협회가 직면한 급변하는 글로벌 골프 업계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고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 마스터스에 갔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원섭 회장은 “KPGA 역사상 56년 만에 이뤄진 첫 공식 초청이다. KPGA와 오거스타 내셔널과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인 만큼 협회의 미래를 위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원섭 회장의 마스터스 방문에 대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KPGA 투어 개막전은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협회의 시즌 농사가 시작되는 중요한 행사다. 올해부터 KPGA를 이끄는 김원섭 회장에게는 정식으로 선수와 팬들에게 인사하는 자리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취임 후 가장 중요한 일정인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마스터스 참관이 KPGA 투어 개막전을 불참할 정도로 중요한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김원섭 회장은 “마스터스가 우선은 아니다”면서 “지난주 개막전 스폰서인 DB손해보험 관계자들에게 깊은 사과를 드렸고 이해를 정중히 구했다”고 밝혔다.
김원섭 회장은 지난해 201명의 대의원 중 183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KPGA 회장 경선에서 108표를 얻어 당선됐다. KPGA 대의원은 1·2부 투어와 시니어투어 등 선수들과 코치들로 구성됐다.
선수들은 김원섭 회장에 기대를 걸고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김원섭 회장은 KPGA 투어 개막전 불참에 대해 선수들에게 사과는 없었다.
이틀 후면 시즌 개막전도 시작된다. 아직도 KPGA 투어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 2월 KPGA는 시즌 일정을 발표했다. 대회 수는 지난해와 같은 22개다.
그중 대회명이 공개되지 않은 ‘000’ 대회가 3개였다. 김원섭 회장은 “90% 이상 대회 개최가 확정적이다. 조만간 발표를 하겠다”고 자신했다.
두 달이 지났지만 3개의 미정 대회 중 8월 렉서스 마스터즈 개최만 확정됐다. 김원섭 회장은 “5월에 예정된 대회는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개최지는 확정됐다. 퀄리파잉 개최 여부를 위한 골프장과 조율만 남겨 놓고 있다”고만 밝혔다. 나머지 미정 대회는 언급조차 없었다.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김원섭 회장은 “국제 업무 활성화, 상호 교류 확대로 스포츠 외교 역량을 높여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더 많은 혜택을 받고 뛸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그러나 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과 DP월드투어 코리아 챔피언십의 통합으로 선수들의 해외 진출 기회는 더 줄어들게 됐다.
그동안 KPGA 투어 단독으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국내 선수 120명이 출전했다. 우승자는 DP월드투어 시드와 PGA 투어 제네시스 스코티시오픈 출전권을 받았다. 지난해 4월 열렸던 DP월드투어 코리아 챔피언십에는 KPGA 투어 55명이 출전했다.
반면 오는 10월 열리는 통합된 제네시스 챔피언십에는 DP월드투어가 90명, KPGA 투어 선수는 30명밖에 출전하지 못한다.
KPGA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위해 아포짓 토너먼트 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위 랭커가 빠진 대회를 유치할 기업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김원섭 회장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시도하는 대회다. 스폰서도 중요하지만 방송편성과 대회 운영에도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원섭 회장은 자신이 고문으로 있었던 풍산 그룹의 100억원 지원을 공약했다. 풍산 그룹이 대회를 유치하는 방안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원섭 회장은 “아포짓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예산 편성과는 무관하게 풍산 그룹의 지원은 이미 발표한 몇몇 대회에 편성했다”며 선을 그었다.
이처럼 KPGA의 내실 다지기와 자신의 데뷔전이나 다름없는 개막전을 건너뛰고 김원섭 회장은 마스터스 방문을 선택했다. 우려의 시선이 더 많아 보이는 이유다. 김원섭 회장이 어떤 결과물을 가지고 귀국할지도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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