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밸런스보다 파워죠. 힘이 없다면…”
KIA 타이거즈 ‘나스타’ 나성범(35)이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KIA 덕아웃도 관중석의 KIA 팬들도 열광했다. 6-5 재역전승, KIA의 단독선두 질주를 이끈 8회말 우월 백투백 솔로포. 흥미로운 건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에 따르면 이 타구의 발사각이 무려 40.6도였다는 점이다.
KIA는 20일 광주 LG 트윈스전서 4-5로 뒤진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최형우가 김진성을 상대로 동점 우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그러자 후속 나성범이 김진성과의 풀카운트 승부 끝 10구 126km 포크볼을 걷어올려 우월 백투백 결승 솔로포를 뽑아냈다.
통상적으로 발사각 40도짜리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게 쉽지 않다. 그만큼 높게 뜨면 비거리는 덜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나성범은 이 타구를 115m짜리 비거리의 홈런으로 연결했다. 낮은 공에 시선이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왼 무릎이 그라운드에 닿았다. 마치 연인에게 프로포즈를 하듯 팬들에게 결승홈런을 바쳤다.
나성범의 타격 기술과 파워가 응축된 장면이었다. 경기를 중계한 SBS스포츠 이순철 해설위원은 “낮게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완전히 발사각을 위로 올리면서 런지 자세를 만들면서 쳤다”라고 했다. 이준혁 캐스터가 밸런스가 좋아서 만든 홈런인 것인지 묻자 “밸런스보다 파워죠. 저렇게 낮게 떨어지는데 힘이 없다면 저 비거리를 만들 수 없다”라고 했다.
물론 이순철 해설위원은 이 홈런을 통해 나성범의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날 것인지에 대해선 신중론을 폈다. “그건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홈런을 치기 전에 타이밍이 너무 앞쪽이거나 뒤에서 늦고 그랬거든요”라고 했다.
나성범은 LG와의 주중 홈 3연전서 14타수 7안타 타율 0.500 1홈런 1타점 2득점했다. 결과만 보면 확실히 반등했다. 최근 10경기 타율도 0.318로 올렸다. 이순철 위원은 나성범의 타격 타이밍, 포인트가 여전히 일정하지 않다고 했지만, 이번 3연전을 중계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다.
나성범이 5월 중순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건 확실하다. 그러나 좋은 흐름을 오래 이어가지 못하고 주저 앉곤 했다. 때문에 여전히 시즌 애버리지가 0.252에 불과하다. 확실하게 타격감이 올라오면 완전히 불태울 수 있는데, 큰 틀에서 보면 이순철 위원이 냉정하게 바라본대로 현 시점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단, 나성범이 무릎을 꿇고 친 홈런을 보듯 기술과 파워가 여전하며, 어디로 도망가지 않았다는 건 언제든 타격이 제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했다. 4번 최형우가 아무리 나이를 잊은 맹활약을 펼치더라도, 5번 나성범이 받쳐줘야 시너지가 난다. 당장 8회말 백투백 솔로포가 두 사람의 시너지를 보여준 한 단면이었다.
나성범은 올 시즌 42경기서 163타수 41안타 타율 0.252 8홈런 26타점 18득점 OPS 0.777 득점권타율 0.208이다. 아직 나성범답지 않지만 나성범다운 모습도 언뜻언뜻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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