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피스커가 18일(현지시각) 파산을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달 기존 투자자와 추가 자금 투입을 고려 중이라는 소문 이후 투자 없이 파산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파산 신청 발표는 피스커의 공식 대변인인 성명을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그는 “전기차 업계의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피스커는 효율적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및 거시경제적 역풍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전기차 판매 둔화가 회복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피스커는 스스로의 문제 마저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최종 운영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생산한 1만대의 전기차 가운데 절반도 고객에게 전달하지 못했다.
자동차 전문매체들의 평가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의 자동차 전문매체들은 피스커를 “최악의 전기차”라고 평가를 내놓음으로서 피스커 주가 급락의 계기를 만들었다. 심지어 피스커의 창업자인 헨릭 피스커 마저도 대표 차종인 피스커 오션의 품질문제에 대해 “공급 업체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지 않아서”라며 어이없는 답변을 내놨다.
피스커의 파산으로 전기차 업계는 광범위한 역풍을 맞는 것이 아닌가라는 불안감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전기차 스타트업 가운데에는 자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구조적인 한계를 가진 업체들이 많다는 평가다. 테슬라나 GM 등 거대 기업이 아니고선 모두 외부 제조업체들과 손을 잡아야 하는데 이를 조합해 문제를 해결하기가 기업의 역량을 뛰어넘는 일이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피스커와 비슷한 여러 업체들은 이미 미국 내에서만 수십개에 이른다.
전기차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성장률이 둔화세를 맞았지만 성장은 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 전기차 보급확대의 장벽 중 하나는 신형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 평균가격이 너무 높다는 것과 공공 충전 인프라의 부족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예측에 따르면, 전 세계 플러그인 차량 판매량은 올해 21%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상당한 수치이지만, 2023년 35% 증가에 비하면 상승폭이 줄었다. 성장률을 보고 뛰어들었던 여러 전기차 스타트업은 광범위한 역풍을 피할 수 없다. 심지어 BYD처럼 저가를 무기로 뛰어드는 중국산 전기차들까지 난립하는 경우 북미의 전기차 스타트업들은 갈 곳이 없다. 향후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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