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0-20에 두 걸음 남겨놨다. 데뷔 첫 그랜드슬램을 작렬시키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하지만 그는 활짝 웃지 못했다. 왜일까.
김도영은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서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KIA는 김도영의 만루포에 이어 최형우 나성범의 백투백 홈런에 힘입어 6-5 재역전승을 거두며 위닝시리즈를 확정했다.
김도영은 홈런을 치기 전 먼저 아쉬운 수비를 보였다. 5회초였다 선두타자 박동원의 땅볼 타구를 잡지 못한 것이다. 공은 김도영의 글러브에 맞고 튀었다. 실책은 결국 실점으로 이어졌다.
이후 문보경의 안타와 구본혁 땅볼, 이우성의 송구 실책까지 겹치면서 무사 만루가 만들어졌다. 박해민이 2루 땅볼을 쳐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신민재는 희생 플라이를 날려 2-0을 만들었다.
KIA가 바로 반격했다. 앞선 이닝에서 아쉬운 실책을 범한 김도영이 해결사로 나섰다. 최원준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 박찬호 내야 안타, 소크라테스의 볼넷으로 만든 2사 만루에서 LG 선발 엔스의 초구 150km 빠른 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의 역전 만루포를 작렬시켰다. 김도영의 시즌 18호이자 데뷔 첫 만루 홈런이었다. 4-2로 역전한 순간이다.
하지만 리드는 오래가지 않았다. LG가 7회 박동원 솔로포, 8회 오스틴의 역전 투런포로 다시 리드를 잡았기 때문이다.
KIA도 홈런으로 응수했다. 최형우와 나성범의 백투백 홈런이 터지면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활짝 웃지 못했다. 데뷔 첫 만루포를 쏘아올렸음에도 5회 범한 실책이 머릿속에 남았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화나고 짜증났다기 보다는 약간 정신이 나간 듯한 느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기회가 딱 왔을 때 하늘이 만회할 기회를 주시는구나 생각했고, 정말 간절하게 최소한 쳐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타석에 들어섰을 때의 기분을 이야기했다.
어찌보면 김도영을 상대하겠다는 의도로 보이기도 했다. 소크라테스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기 때문이다. 김도영은 “그런 느낌이 없지 않았다. 그것을 신경쓰기 보다는 앞선 두 타석에서 전혀 대응을 못했기 때문에 플랜만 생각하고 들어갔다. 그래도 (홈런을 쳐서) 사람 하나 죽이지 않고 살려주셨구나”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이 충분히 30홈런을 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김도영은 30홈런 또는 20-20 기록을 생각하기 보다는 수비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김도영은 “하다 보면 달성될 것이고, 달성하면 축하받고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 미래를 보고 야구를 해야 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항상 수비만 더 생각하고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힘든 것도 있다. 오히려 에러를 안하고 무안타를 친 경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에러를 하나 하고 안타를 1개 치면 정말 스트레스 받는다. 잠도 오지 않고 다음날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면서 연습을 한다. 연습 뿐인 것 같다. 이겨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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