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려면 앞단계인 ‘생산’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런 플라스틱 생산단계 감축 목표 협의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보시는지 궁금하다.”
최용환 NH아문디자산운용 주식리서치본부 ESG리서치팀 팀장은 12일 열린 비즈니스포스트 주최 ‘국제플라스틱협약이 온다, 순환경제를 준비하라’ 포럼에서 발제발표를 맡은 이형섭 환경부 국제협력단장에게 이렇게 물었다.
2025년 플라스틱 국제협약 제정을 앞두고 투자 방향성을 정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흐름은 물론 한국 정부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등 녹색경영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나날이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순환경제를 바라보는 자산운용사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19일 서울 여의도 NH아문디자산운용 본사에서 최용환 팀장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산운용사는 순환경제 등 산업정책의 변화를 빨리 ‘캐치’해서 기회요인을 찾고 투자대상기업에 적절한 자금이 유입되게 하는 것이 본연의 역할입니다.”
최 팀장은 “지속가능한 전환이 많은 부분에서 분석을 강화해 위험을 고려한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것이 자산운용사의 핵심 역할”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 팀장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정책 측면에서 플라스틱 국제협약이 파리기후변화협약(파리협정) 수준으로 체결될 것으로 바라봤다.
2015년 파리협정처럼 구속력 있으면서 각 국가들이 플라스틱 감축에 관한 목표를 자율적으로 정하는 체제로 협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연합(UN) 회원국들은 플라스틱 협약에 관해 생산단계에 방점을 두고 원료(폴리머) 사용량을 2040년까지 2025년의 40% 수준으로 감축하자는 논의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협약 내용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소비재, 제조분야 기업들의 경영전략과 사업 포트폴리오에는 큰 변화가 뒤따를 수 있고 이는 결국 글로벌 ‘돈’의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순환경제라는 거대한 사회적, 산업적 이슈를 맞이하고 있는 시기 고객의 자금을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서 최 팀장과 같은 ‘ESG 전문가’가 바빠지는 이유다.
최 팀장은 현재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녹색금융 분과 전문위원, 한국회계기준원 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 투자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ESG 공시 의무화 제도에 ‘택소노미’ 포함 필요성 등 투자자 정보 제공 측면의 제언을 내놓고 있다. 택소노미는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을 산업별로 정의하고 판별해 투자자금의 친환경산업 유입을 촉진하기 위한 분류체계다.
지난해에는 금융감독원의 ESG 펀드 공시 제도 도입 태스크포스에도 참여했다.
최 팀장은 “금융회사들은 사업분야에서 직접적 환경오염이나 기후변화 이슈가 없기 때문에 ESG경영평가에서 환경부문 비중은 5~10% 수준에 그친다”며 “그렇기 때문에 택소노미에 따른 자금 투입, 그린분야 투자성과 관리 등이 금융권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글로벌 ESG투자분야 선두 운용사인 유럽의 ‘아문디’와 시너지를 통해서도 ESG분야 강점을 키우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아문디는 총운용자산 약 2천 조 가운데 ESG분야 투자자산이 약 800조 원에 이른다. ESG 투자 규모로는 세계 1위 수준이다.
최 팀장은 “NH아문디자산운용의 ESG 평가모형의 큰틀을 아문디에서 가져왔고 1년에 한 번씩은 일주일 정도 프랑스 파리의 아문디 본사를 방문해 글로벌 ESG 정책 변화와 이를 반영한 펀드투자전략, 관련 데이터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은 현재 주식부문 운용자산 10조 원 가운데 ESG분야 자산 규모가 2조6천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 ESG분야 투자자산을 2006년부터 18년째 맡아 운용하고 있고 이밖에도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우체국금융 등 국내 연기금 9곳의 ESG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한다. 지난해에는 ‘ESG First(퍼스트)’라는 비전을 발표하고 C레벨 임원으로 구성한 ESG추진위원회도 조직했다.
최 팀장은 개인투자자들도 순환경제 흐름에 발맞춰 ESG 투자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 팀장은 “일반적으로 ESG 투자는 ESG 경영평가 점수가 높은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며 “하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그린에너지, 주주가치 등 ESG 테마 투자전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그냥 묶어놓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며 “오히려 개인투자자는 ESG, 지속가능성을 고려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접근하면 더 확신을 지니고 긴 호흡으로 중장기 투자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 팀장은 1986년생으로 홍익대학교에서 법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녹색성장대학원에서 녹색금융 석사학위를 받았다.
환경컨설팅기업인 에코프론티어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서스틴베스트 등을 거치며 ESG금융분야 경력을 본격적으로 쌓았고 현재 NH아문디자산운용 ESG리서치팀장을 맡고 있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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