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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도권, 수도권과 생산성 격차 5년 지속시 인구 93만명 이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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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본점 전경.ⓒ한국은행

수도·충청권과 이외 지역의 생산성 격차(연평균 1.0%포인트)가 앞으로 5년간 지속될 경우 비수도 충청권 지역 인구 93만명 이상이 유출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또한 지역내총생산(GRDP)도 1.5% 감소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소수 거점도시 중심의 균형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비수도권 대다수 지역이 쇠퇴하는 것보다 거점도시 중심으로 발전해 주변 파급 효과를 기대하는 게 보다 현실적이란 진단에서다.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경제 성장요인 분석과 거점도시 중심 균형발전’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권에 비해 동남·호남·대경권의 성장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0~2010년 동남·호남·대경권 연평균 성장률은 5.8%로 수도·충청권(6.4%)의 90%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1~2022년 동남·호남·대경권의 연평균 성장률은 1.4%로 수도‧충청권(3.4%)의 40%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이 성장회계(growth accounting)를 통해 노동·자본·총요소생산성(TFP)으로 성장률을 분해한 결과 두 지역 간 성장 격차는 절반 이상(51.7%)이 생산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지역 간 총요소생산성 격차(연평균 1.0%p)가 향후 5년간 지속되면 수도·충청권 이외 지역 인구(지난해 기준 1983만명) 중 93만2000명(4.7%)이 유출될 것이란 예측이다. 이중 취업자가 50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GRDP도 해마다 0.3%씩 줄어들면서 누적 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성이 높은 곳으로 자본과 노동 집중이 심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에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생산성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진단이다. 지역 생산성은 대기업, 연구개발 활동, 생산 지원 인프라가 집중된 데 따른 집적 경제에 상당 부분 좌우된다는 설명이다. 집적 경제는 기업과 인적자원 등의 공간적 집중에 따라 ▲자원 공유 ▲노동시장 및 생산·소비 매칭 개선 ▲지식 파급 등으로 생산성이 높아지는 이익이다.

문제는 지식재산과 인프라를 포함한 자산(자본스톡)이 우리나라 면적의 11.8%에 불과한 수도권에 46.0%가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충청권을 포함할 경우 60.1%로 확대된다. 실제 수도권은 면적 1k㎡당 자본스톡이 2434억원인 반면 이외 지역은 383억원에 불과했다.

수도권 대도시(서울·인천)와 지역 대도시(부산·대구·광주·대전)의 면적당 자본스톡도 각각 7812억원과 2914억원으로 집계됐다. 또 시가총액 기준 우리나라 30대 기업 중 수도권 비중은 95.5%를 10대 종합대학교는 100%(개수 기준)를 기록했다. 글로벌 주요국과 비교해도 이례적 수준이란 평가다. 옆나라 일본의 경우 30대 기업의 수도권 비중이 73.4%, 10대 종합대학교는 4개가 소재하고 있다.

정부가 수도권 집중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꾸준히 추진했지만, 비수도권 대도시에 대한 투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GRDP 대비 경제·사회 인프라 등을 위한 공공투자 비율은 비수도권 대도시에 속한 기초지방자치단체의 경우 2011~2021년 1.4%(연평균)로 중견도시(3.9%) 및 소도시·군(16.0%)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수도권 대도시의 기초지자체들은 대부분 해당 비율이 경제적으로 효율적인 임계수준을 크게 하회했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이에 대도시의 경우 투자적 지출 비율과 인구 증감률 및 경제성장률이 양(+)의 관계를 보였지만, 소도시·군의 경우 해당 지출의 인구 유입 및 성장 제고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은이 진행한 일반균형모형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도시 중심의 생산성 개선이 수도권 위주보다 비수도권 중소도시·군 지역 경제에도 더 나은 성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지역별 생산성 개선이 전국 경제(GDP)에 미치는 효과는 비수도권 대도시가 평균 1.3%로 수도권(+1.1%)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과거 인구 증가 시기에는 전 국토에 빠짐없이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였다”면서도 “앞으로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지역 개발 재원은 한정될 것인 만큼, 투자 효과를 최대화할 수 있는 소수 거점도시 중심의 균형 발전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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