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광주 심혜진 기자] 양현종(36, KIA 타이거즈)이 류현진(37, 한화 이글스)과 맞대결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어서 역사적 맞대결이 성사될 전망이다.
양현종은 1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홈경기서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44km 직구 31개, 커브 1개, 슬라이더 23개, 체인지업 18개 등 73구를 소화하고 내려갔다.
투구수가 많지 않았지만 양현종은 6회 김도현과 교체됐다. 5회 투구 도중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기 때문이다. 선수 보호 차원에서 일찍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양현종은 시작부터 불안하긴 했다. 1회초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이어 김현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했다. 김범석을 2루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요리하며 큰 위기는 지웠고, 4번 오스틴을 3루 땅볼로 처리해 실점하지 않았다.
2-0으로 리드를 안고 오른 2회초에는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문보경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구본혁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위기관리능력을 뽐냈다.
3-0으로 앞선 3회에는 실점했다. 2사에서 점수를 내준 부분이 아쉬웠다. 문성주에게 볼넷, 김현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 3루가 됐다. 그리고 김범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4-2로 달아난 4회 다시 추격을 허용했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박동원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문보경과 구본혁을 모두 뜬공으로 잡아내며 2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박해민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1, 3루가 됐고 신민재에게도 안타를 맞아 실점했다.
5회초엔 처음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지만 이 과정에서 아찔한 순간을 맞이했다. 김현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김범석 타석 때 팔꿈치에 이상함을 느꼈다. 3루 땅볼로 처리하긴 했지만 계속해서 불편함을 호소했고, 트레이너와 정재훈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상태를 살폈다.
양현종은 연습 투구를 한 뒤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고, 오스틴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내려왔다.
5회말 타선이 대거 6득점에 성공하면서 10-3으로 크게 벌어졌고, 양현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6회 김도현과 교체됐다.
KIA 관계자는 “양현종은 팔꿈치 저림 증상으로 인해 교체했다. 일단 아이싱을 하고 있다. 내일(19일) 상태를 지켜보고 병원 검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후 만난 양현종은 “약간 뻐근한 느낌이 있었다. 일단은 괜찮은데, 내일 검진을 해보려고 한다”면서 “내 느낌에는 트레이너가 스트레칭을 해주고 난 뒤 다시 돌아왔기 때문에 크게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 양현종은 이날 경기전부터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그는 “야구를 하면서 이렇게 몸 컨디션 등이 안 좋았던 적이 처음이었다. 마운드에서 집중도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쉽지 않은 게임이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는데 운이 좋았다. 잘 맞은 타구도 정면으로 갔고, 타자들이 넉넉한 점수를 뽑아줘서 승리를 할 수 있었다”고 동료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양현종에 따르면 김범석을 잡을 때 일시적으로 불편함을 느꼈다. 양현종은 “나 역시 많이 당황했는데, 그래도 2아웃이고 이 타자만 잡으면 그래도 5이닝을 던질 수 있으니깐 던졌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검진에서 큰 이상이 없다면 양현종은 오는 23일 역사적인 맞대결을 하게 된다. 바로 코리안몬스터 류현진과 만난다.
류현진이 2년차, 양현종이 신인이었던 2007년 4월 29일 이후 무려 17년 만에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당시 류현진이 이겼다. 류현진은 8이닝 6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양현종은 1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1탈삼진 3실점을 하고 내려왔다.
에이스의 자존심이 걸린 경기라 야구계를 비롯해 팬들의 시선이 쏠리게 될 것은 분명하다.
양현종으로서는 꼭 이겨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양현종은 지난 17일 발표된 올스타 투표 최종 집계 결과 나눔올스타 선발 투수 부문에서 류현진에게 올스타 출전권을 내줬다. 팬 투표에서 크게 앞섰으나 선수단 투표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투수들이라 서로의 자존심도 걸려 있고 팀이 중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내 생각이지만, (양)현종이는 올스타 투표에서 현진이한테 밀려 조금 다운됐을지도 모른다. 그런 경기에서 이기고, 우리 선수들이 현종이가 나간 경기에서 좀 더 분발해준다면 팀의 입장에서 상승 기운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양현종 역시 의지를 불태웠다. 그는 “나는 (23일에) 던지고 싶다. 현진이 형과는 당연히 상대하고 싶진 않지만 피할 생각은 없다. 로테이션상 던져야 되는 게 맞다”면서 “다른 게임 때보다도 더 긴장이 되고 부담을 느끼겠지만 상대 타자와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팀 타자들을 응원하려고 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