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라면이 전세계에서 인기를 끌며 K-라면 신드롬을 일으킨 가운데 미국 시장에서 일본 라면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국내 라면 업체가 미국 라면 시장 1위 일본 기업 간 간극을 매년 좁히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라면으로 미국 시장을 선점한 건 농심이다. 농심은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지역에 ‘소고기라면’을 수출한 뒤 1994년 해외법인 농심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이어 2005년에는 캘리포니아에 LA공장을 가동하면서 미국 라면 시장 공략 발판을 마련했다.
이 중 대표 제품은 신라면이다. 미국 내 한인들이 즐겨 먹던 라면을 이제는 미국인들이 더 많이 찾는 추세다. 지난해 농심 신라면 국내외 매출액은 1조2100억원이다. 이 중 해외 매출은 7100억원이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60%에 육박한다.
특히 미국 법인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증가해 신라면 해외 매출 증가분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에 농심은 미국 라면 시장을 주름 잡던 일본 기업과도 격차를 줄이고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대였다. 하지만 2017년 20.4%를 기록하며 2위 기업 일본 닛신을 제쳤고, 1위 기업 일본 토요스이산을 쫓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인스턴트 라면 시장 점유율은 25.2%로, 일본 토요스이산(47.7%)에 이어 2위다. 3위는 닛신(17.6%)이다.
반면 4위인 삼양식품도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판매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는 모양새다. 삼양식품은 미국 서부 지역 코스트코와 월마트, 앨버슨 등 대형마트 입점에 성공했다. 올해는 백인 인구가 많은 중부와 동부까지 코스트코, 월마트 등에 순차적으로 진출할 예정이다.
오뚜기도 대표 제품 진라면을 앞세워 해외 매출액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라면 수출로 외형 확장에 나섰던 다른 라면 업체와 달리 오뚜기의 수출 비중은 높지 않다. 하지만 오뚜기는 올해 해외 수출 국가를 70개국으로 확대해 라면 수출액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라면이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품질력’이 첫 손에 꼽힌다. 한국 라면이 일본 라면에 비해 가격은 약 2배 비싸지만, 상대적으로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일본 인스턴트 라면은 저렴하지만, 양이 적어 간식으로 인식되는 반면 한국 라면은 가격이 높더라도 완성도 높은 식사로 받아 들여져 인기를 얻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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