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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최초의 랍비이자 미국에서 영향력 있는 유대교 랍비인 앤젤라 워닉 북달(52)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수석 랍비가 18일 “한국의 낮은 출산율에 놀랐다”며 “가족의 가치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한이스라엘 대사관의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 중인 북달 랍비는 이날 ‘이스라엘 유대교와 한국의 만남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주제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담임목사와 함께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가족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는 것과 교육열이 높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다”며 “서로의 문화와 교육에 대해서 앞으로 배울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달 랍비는 “한국 사람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데도 아이를 키우는 것이 그렇게 돈이 많이 든다고 들었다”면서 유대인이 아이를 많이 낳는 데 기여한 것 중의 하나로 ‘안식일’ 문화를 꼽았다. 그는 남편 제이콥 북달과의 사이에 자녀 3명을 두고 있다.
북달 랍비는 유대인이 일주일에 한 번 안식일이 되면 TV도 보지 않고 전화도 쓰지 않고 가족과 함께 이야기하고 게임하고 책을 읽고 소파에서 뒹굴며 시간을 보낸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스라엘의 출산율은 3.0명으로 최근 한국의 합계출산율 0.7명과 크게 대비된다.
북달 랍비는 유대인의 대화식 교육법이 도움이 된다며 이러한 교육 철학이 담긴 표현도 소개했다. 그는 “유대인의 표현 중에 두 개의 종이를 가지고 다니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종이에는 ‘나는 재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또 하나의 종이에는 ‘전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적힌 종이를 지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이는 자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공동체적 관점에서는 매우 작은 존재라는 양면적인 진실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북달 랍비는 설명했다.
한국인 불교 신자 어머니와 유대계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북달 랍비는 스스로를 “한국인 디아스포라이기도 하고 유대인 디아스포라이기도 하다”고 규정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사람들로부터 ‘혼혈’ 혹은 ‘반만 한국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는 ‘반만 유대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회고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내가 완전한 한국인이며 완전한 유대인이라고 가르쳐줬다”며 관점이 가져오는 차이를 설명했다.
북달 랍비는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안전과 존엄성, 이스라엘 사람들의 안전과 존엄성이 모두가 존중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북달 랍비는 예일대 종교학과를 졸업했으며 2001년에 최초의 아시아계 미국인 랍비로 안수받았다.
2011년 미국 뉴스위크로부터 ‘미국서 가장 영향력 있는 50명의 랍비’ 중 한명으로 선정됐고 2014년에 개혁성향의 유대교 회당인 센트럴 시나고그의 첫 여성 수석 랍비이자, 첫 아시아계 수석 랍비로 임명돼 주목받았다. 같은 해 12월에는 유대교 명절인 하누카 축제를 기념해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기도를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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