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흉기로 살해한 범죄자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주인공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는 반응도 있지만 범죄를 미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 방송된 tvN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어요(이하 ‘이말꼭’)’에서는 지난 2011년 전 국민을 놀라게 한 존속살해 사건을 다뤘다. 당시 고3이었던 강준수(가명)가 자고 있는 어머니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뒤 집 안에 시신을 8개월 동안 방치해온 사건이다. 특히 강준수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안방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 틈새를 본드로 메꾸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13년 후 ‘이말꼭’ 측은 강준수를 직접 만나 인터뷰를 했다. 강준수는 “잘 전달될까 하는 염려가 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과거 강준수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였고 그의 모친은 아들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하루에 11시간씩 공부를 시켰다. 강준수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토익 점수 875점을 받았으며 중학교 1학년 때는 전교 2등을 할 정도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모친의 욕심은 끝이 없었다. 아들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이유로 체벌을 가했다. 대걸레 봉, 야구 배트로 맞는 건 기본이었으며 외고 입시에 떨어진 뒤에는 엉덩이가 피로 절여질 정도로 맞았다.
고3 수험생이 되자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부모님이 이혼한 뒤 모친은 아들에게 잠도 못 자게 한 채 공부만 시켰다. 멘탈이 부서진 강준수의 성적은 점점 떨어졌고 급기야 성적표를 위조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담임 선생님과 모친의 입시 면담일이 다가오자 강준수는 성적표를 위조한 사실을 들켜 매를 맞게 될까 봐 두려움에 휩싸였다. 결국 그는 부엌에서 흉기를 챙겨 자고 있던 어머니를 살해했다.
강준수는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시신을) 안방에 뒀다. 옮긴다거나 숨긴다거나 그런 생각은 안 했다. 처음에는 안방 문도 안 닫았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냄새가 나서 문을 닫았다. 그 뒤로 계속 거실의 불을 켜놓고 살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어머니는 자기 기준에서 최고의 사랑을 준 거다. 모든 인생을 갈아서 나를 키웠다”며 “내가 진짜 후회하는 건 어머니에게 내가 아니어도 대단하고 귀한 사람이고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위로해 드리지 못한 거다”라고 설명했다.
강준수의 사연이 방송된 후 네티즌들은 다양한 반응을 쏟아냈다. 단순한 존속살해 사건으로만 알았는데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줄 몰랐다는 입장과 범죄를 미화시키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이말꼭’은 알려진 사건 속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프로그램이다. 세간을 놀라게 만든 사건 속 주인공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며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과거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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