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와 직원 평균 임금 약 200배 차이
지니계수 0.48, ‘소요사태’ 위험 있어
‘격차 대국’ 미국의 소득 불균형이 11월 대선의 쟁점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 내에서 빈익빈 부익부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고 있으며,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의 화두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조사기관 에퀴일러와 AP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S&P500 상장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의 평균 임금은 1630만 달러(약 225억 1500만 원)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증가했다. 직원 평균 임금도 6% 올랐지만, 임금만 두고 보면 196배 차이 난다. 미국 인구조사국은 빈부격차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0.488로 1990년 이후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소요사태’가 발생 위험이 있는 0.4를 훨씬 웃도는 정도다.
앞서 3월 미국 식품 대기업 켈로그의 게리 필닉 CEO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한 인터뷰에서 “저녁에 시리얼을 먹으면 돈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해 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미국 시민의 분노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필닉은 지난해 주식을 포함해 약 442만 달러를 벌었다.
소셜미디어 틱톡(TikTok)에는 켈로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노동자들은 먹는 것밖에 할 수 없고 삶을 즐길 수 없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미국의 인기 인터넷 커뮤니티 레딧에는 필닉 CEO의 인터뷰 장소가 5성급 호텔이었다는 점 등을 이야기하며 소득 격차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미국의 소득 불균형 원인으로 뿌리 깊은 ‘성과주의’가 꼽힌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의 케빈 머피 교수는 “성과연동형 주식 보상이 늘어난 것이 임금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560억 달러 보상 패키지도 여기에 기인했다. 다만, 성과주의로 비롯된 임금과 사회 전반의 격차에 불공평함을 느끼는 시민이 늘고 있다는 게 닛케이의 평가다.
지니계수 외에도 삶의 질을 나타내는 데이터도 악화하고 있다. 유엔과 미국 갤럽 등이 발표한 ‘세계 행복지수 보고서’에서는 미국은 세계 143개국 중 23위로 처음으로 상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30세 미만 젊은 층의 감소가 영향을 미쳤고, 소득 격차 확대와 주택 가격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닛케이가 진단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부유층에 대한 과세 정책을 통한 ‘부의 재분배’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정책, 감세 정책 등을 강조했다. 닛케이는 미국 경제의 힘의 원천인 ‘자유경쟁’을 촉진하면서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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