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구조조정 예비작업 돌입에 파급력 주목
내수 부진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전망
원화 약세 장기화 시 외인 이탈 가능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울 요인으로 재차 부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부실 사업장 정리 돌입에 따른 내수 부진과 원화 약세 전망으로 외국인 수급 관련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18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하반기부터 부동산 PF 사업장 구조조정을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에 PF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확대될 것이란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PF 사업성평가 개선방안은 기존 브릿지론 및 본 PF에 토지담보대출, 유동화증권 채무보증 등 평가대상을 추가하고 평가 등급을 현행 3단계(양호·보통·악화 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 우려)로 세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부실 우려’ 사업장은 상각 또는 경·공매를 통한 매각 수순을 밟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전체 230조원 규모인 PF 사업장의 5~10%가 재구조화와 매각 등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PF 구조조정은 벌써 예비작업에 돌입했다. 금융권은 정부가 제시한 개선방안에 맞춰 이달 중 부동산 PF 정상화 관련해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으로 개정하고 7월 중 사업장 별로 사업성 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당국은 사업성 평가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으로 전체 사업장의 20~25% 내외에 해당하는 연체 또는 만기 연장이 많은 사업장부터 평가할 방침이다.
금융사들은 유의·부실우려 사업장에 대한 사후관리 계획을 7월 말까지 제출하게 되며 금감원은 8월부터 사후관리 진행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
위지원 한국신용평가 금융·구조화평가본부 금융1실장은 “올 2분기 이후에는 부동산 PF 부문의 고정이하 여신 규모가 상승하고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 하에서 PF 구조조정이 본격화 되면 대출 연체율 상승에 따른 민간 부채 리스크가 확대되며 내수 부진 우려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에도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내수 부진 우려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올해 4분기에나 한은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데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예상을 상회하며 금리 인상을 서두르기 힘든 환경이기 때문이다.
PF 구조조정에 따른 내수 부진은 원화 약세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 상단 지지율이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 상방 압력을 키워 원화 약세 국면을 장기화 시킬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8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1.9원 오른 1381.2원으로 마감했다. 마감가 기준 환율 연고점은 지난 4월16일 기록한 1394.50원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지난달 11월부터 8개월째 순매수를 이어오며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으나 원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은 수급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영향력이 확대된 점을 고려할 때 수급 관련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증시 변동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재현 SK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 정치적 이슈는 아니지만 PF 정리와 관련된 잡음으로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외국인 증시 자금 유입 강도 약화와 같은 불편한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는 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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