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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궤도를 도는 1만 개 가까운 인공위성은 데이터를 지상국에 보낸다. 이 때 지상국을 운용하는 업체는 위성이나 발사체의 데이터를 받으려는 곳에서 사용료를 받는다. 지상국은 각국의 공공기관이 직접 운용하기도 하지만 민간의 경우 우주 스타트업 상장 1호인 한국의 컨텍을 비롯 노르웨이 KSAT, 이탈리아 리프 스페이스, 일본 인포스텔라 등이 세계적인 서비스망을 갖고 있다. 지상국에서 데이터를 한 번씩 수신할 때 걸리는 시간은 대략 10분이다. 이런 지상국이 위성과 발사체의 데이터를 잘 수신하려면 좋은 안테나가 있어야 한다.
프랑스의 맥심 데이비드 사프란 안테나·지상국 아시아 고객지원세일즈 매니저는 13일 컨텍이 주최하고 서울경제신문,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한국국방외교협회가 후원한 ‘국제우주컨퍼런스(ISS) 2024’(11~13일)가 열린 더케이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사프란은 컨텍을 비롯 국방과학연구소(ADD),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게 지상국 안테나 시스템을 납품하는 등 오랜 협력 관계를 갖고 있다”며 프랑스 등의 우주 생태계에 대한 얘기를 풀어놨다. 그는 프랑스 인섹(Inseec)경영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사프란에서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시장 영업을 맡고 있다.
그는 사프란의 사업과 관련, “우주항공·방위산업 기업으로 지난해 232억 유로(34조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며 “지상과 위성을 연결하는 장비 솔루션과 위성용 모뎀 등을 납품하면서 한국 기업들과 다방면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약 125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상국 장비는 물론 항공기 랜딩기어나 우주발사체·미사일 교란장치 등의 각종 부품도 공급한다고 했다. 한국의 우주산업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민간 기업이나 국방 분야에서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사프란이 기술 혁신을 위해 매출의 1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한다는 것도 잊지 않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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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프랑스의 우주 생태계에 관한 질문에도 나름 성의껏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 우주청(프랑스 국립우주연구센터·CNES)은 기업들에게 어떤 기술이 필요하다고 알려주는 등 많은 도움을 준다”며 “프랑스에 많은 뉴 스페이스 회사가 있지만 국방 당국과 우주청에서도 우주 생태계를 좋게 만드는 쪽으로 같이 움직여준다”고 전했다. 특히 기술력이 좋은 우주 스타트업이 혼자 헤쳐가기 힘들 때는 중도에 우주 대기업에 인수합병(M&A)돼 기업을 키우는 문화가 있다고 했다. 단 이 때는 스타트업이 레이저 통신이라든지 대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했다. CNES가 기업에 기술을 이전하고 스타트업에서는 혁신 기술을 개발하고 대기업은 전체적으로 우주 생태계를 키워 나가는 문화가 프랑스의 우주 생태계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약 1700여 명이 R&D를 하는 CNES가 있는 프랑스의 툴루즈는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670km 떨어진 지방 도시이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에어버스 본사 등 우주항공사 400여 곳, 프랑스 국립항공대, 연구기관 등 산·학·연 우주항공 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유럽을 대표하는 항공우주 거점 도시인 셈이다. 다만 사프란의 경우 파리에 본사가 있다.
그는 ‘유럽에서 프랑스가 뉴 스페이스 1위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는 생각 안하고 유럽연합(EU) 차원에서 같이 발전한다고 본다”며 “루마니아, 핀란드, 아일랜드, 스코틀랜드 등도 새로운 생각을 하며 뉴 스페이스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항공우주청(NASA) 등 공공에서 달 공략을 비롯해 큰 규모의 뉴 스페이스 프로그램을 제시하며 거액을 투자하고 신기술과 혁신 산업이 꽃필 환경을 조성한다”며 미국의 뉴 스페이스 생태계를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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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의 뉴 스페이스 발전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그는 “정부가 강력하게 기술 혁신을 위한 진작책을 펴야 한다. 우주항공청(KASA) 등 정부에 R&D확대와 뉴 스페이스 기반 구축을 위해 크게 투자해야 한다”며 “해외 우주 산업의 경험과 지식을 한국에 적용할 수 있는 국제협력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한국과 일본의 우주 생태계를 비교하며 “혁신 기술이나 민간 기업이 커지는 것은 양국이 비슷하다”며 “다만 한국은 일본보다 아주 늦게 우주 기구를 만들었지만 더 빨리 발전할 수 있다”고 했다. 일본은 길게 보고 일을 추진하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데 비해 한국은 정부가 우주 산업을 위해 노력하고 민간 스타트업도 늘고 있고 해외 협력도 본격화될 조짐이 보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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